모든 일상이 아주 평범하게 흘러갔다
난 나의 삶을 나름대로 잘 살아가고 있었다
가족 또는 친구..지인..주변인들과의 관계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보통은 기억의 어떤 작은 연결고리라도 있었을때
혹은 심적으로 뭔가 건드려졌을때
아빠 생각이 났던 것 같다
이제는 생각나는 텀도 길어 지는걸까..
내 마음도 생활도
아빠 없는 삶이 너무 빨리 익숙해지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조차 조금은 멀리있다 오는 듯 할때
사실은 나도 모르게 올라오던
그리움과 슬픔 그 모든 감정들을
어딘가 넣다 넣다 쑤셔 넣어버리고
자물쇠로 단단히 잠궈뒀는데
나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어쩌면 쑤셔넣은 마음을이 마음의 상자를 못 견디고
갑자기 펑 하고 쏟아져나온 것 같이
아무 이유도 없었는데
너무도 울고 싶어졌다
내 기억은 과거를 마음대로 왔다갔다한다
아빠가 병원에 누워계셨던 때
장례를 치뤘을때
사고 소식을 듣고 올라갔을때
유골을 뿌려드렸을때
....
그냥 나도 모르게 어느 시점의 기억으로 돌아가있다
너무도 생생해서
가끔은 아직도 믿을 수 없어서
그 모든 것이 최악의 꿈인듯..
나 참 겁이 없었는데
아빠를 갑자기 보내고
겁쟁이가 되어버렸다
뭐가 두렵다고 딱 설명할 순 없는데..
어떤 날은 아무도 만나지 앓고
혼자 고립되어 있고만 싶다
죽음이 두려운 적이 있었다
너무 두려워 살아있는 것도 두려웠고
내가 나를 의식하지 알고 살려했던 적도 있었다
너무 평안히 돌아가시는걸 봐서인지
죽음이 두려운 마음은 없어진것 같다
아니 어쩌면 아이를 낳은 후 죽음의 두려움은
자연스레 없어졌다
어쩌면 더 큰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건 나의 아이의 안전과 바른성장 아닐까)
그리고 더더욱이나 아빠를 보내며
사람의 죽음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게 된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두려움은 성질이 달라진 것 같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지나면 이 두려움을 알게될까...
오늘이 그런 날이다
갑자기 자물쇠가 열려버린 날
다 터져 밀려놔와
도저히 수습이 안되어
멍하니 터져나오는 감정들을 지켜봐야만 하는 날
그 눈물속에 슬픔 그리움 모든게 묻어있지만
두려움이 묻어있다
내 마음이 잠시 깊고 깊은 동굴을 찾는다
이 눈물을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듯
동굴 입구를 등진채
깜깜하고 깜깜한 곳으로만 시선을 떨군다
그렇게 쪼그려 앉아있다
아..이러고 있으면 안되지..
하고 먼가 머리를 두드리는것 같으면
내 시선을 동굴입구로 천천히 돌린다
그곳에서 작은 빛이 새어나온다
그 빛은 내가 온전이 살아내야하는 나의 삶이다
탁탁하고 몸이 천천히 일으켜
조금은 너털거리는 걸음일지라도
묵묵히 자리를 일어나 그 빛을 따라 걸어간다
빛을 따라 갈을 수록 빛은 더 더욱 환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동굴을 다 빠져나오면
그제서야 모든 것이 눈에 보이게 된다
행복만 있는 삶은 아니지만
때로는 고통스러움을 주는 삶이지만
가끔은 다 보고싶지않은 사람들이지만
사실은 너무 사랑하고 있는 나의 사람들..
그래 살아있다는 것이
내 삶을 아직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 자체가 빛임을
그러기에 가끔은
아주 잠시 동안은
터져버린 내 마음의 상자를
멈출수 없는 나의 감정을
잠시 손놓고 본다해도 아무 문제 없음을
아니 오히려 그런 시간들이 필요함을
달칵,
자물쇠를 잠궜다
갑자기 열려버린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