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법 없어진 한 사람의 자리가
익숙해진듯 내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가도
그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도저히 무엇으로 메워야할지 알 수 없는
커다란 공백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 오랫만에 친정식구들이 다 같이 모였는데
작은집에 그 많은 식구가 앉아있어서
꽉 차게 느껴질만도 한데
뭔가 알수없는 허전함이 밀려왔다
'아빠 계셨으면 소주 한잔 하셨을텐데...'
그런 작은 기억들이 사무치게도 그립게 느껴진다
이럴때 이런말을 하셨지
이럴땐 이렇게 하셨지
참 일상적인 말과 행동들이 였는데
현재의 어떤 것과 기억이 오버랩되며
알수없는 그리움이
때로는 너무도 벅차게도 흘러나온다
아빠가 없으므로 해서 단순 빈자리만 생기는것이 아니다
기존의 맺어왔던 관계들에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때론 더 돈독해지는 것도
때론 삐걱대기도하는 관계들의 문제가 생긴다
이럴때야말로 한 사람의 빈자리를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건지 막막해져 버린다
아빠를 대표하는 옷이 두벌있는데
보라색 개량한복과
낚시 조끼
비슷한 옷을 보면
아빠 생각이 쏟아진다
아빠의 물건을 꼭 하나 남겨놓는다면
옷을 남겨놓았으면 어땠을까 생각이드는 요즘
그랬다면 그 옷에 혹시라도 남아있을
체취를 느끼며 옷이라도 붙들며 울었을까...
그리운데 울고 싶은데
붙잡고 울게 없다는게
이렇게도 힘들일일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