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7)
돈이 존재하지 않는 곳,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이 잠시 꺼졌다 켜진 것 같은 느낌이였다. ‘잠을 잔다’라는 느낌과는 전혀 다른 것은 확실했다. 뭔가 모르게 개운한 기분에 기지개를 쭉 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사실 인식하지 못했지만 내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 동안 방안에 안막커튼이 쳐지며 암실을 만든 듯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며 자동으로 열리는 커튼을 보며 그제서야 안 것이다. 방 한 쪽으로는 티 테이블이 있었는데 (처음 깨어났을 때는 정신이 없어 방안에 뭐가 있는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은터였다.)창 밖을 보며 커피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앉았다. 그런데 내가 커피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인님 안녕하세요. 필요한게 있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순간 좀 깜짝 놀라긴 했지만 워낙 놀라움의 연속이여서 적응이 된건지 헛 기침을 흠흠 두 번 하고는
“커피 한 잔 하고 싶네.”(이렇게 말하는게 맞나??)
“네 주인님.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따뜻한 것과 찬 것 중 어떤 것을 원하시나요?”
“따뜻한 거”
“네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방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도우미가 오신다고 하니 맞춰서 두잔 준비해 오겠습니다”
‘메세지 송 수신 기능도 있는건가’
나는 커피가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기도 할겸 이제서야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게 내 집인 건지 천국에서 제공하는 숙소 같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수영장이 환히 보이는 이 방은 침대와 티테이블, 스탠드 TV정도만 놓여서 있었다. 티 테이블에서 바라보니 침대 뒤편으로 나가는 문, 침대 오른편으로 또 하나의 문이 있었다. 처음 깼을 때 창 밖 풍경에 매료되어 직진(?)만 한 탓에 저 문을 미쳐 보지 못했던 것이다. 먼저 침대 뒷 편 문을 열어 보았다.
방문을 열고 나가 보니 거실과 주방이 같이 있는 구조 였는데 나가자 말자 거실 통창이 펼쳐졌고 환하게 빛이 쏟아졌다. 창 밖은 푸른 초원과 멀리 산도 보였다. 거실에는 특별한 가구는 놓여져 있지 않았는데
‘거실 창 밖을 보며 커피 한 잔 해도 좋겠는데 창 쪽을 향하는 소파가 있으면 좋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 벽에는 주방용 전자제품들이 붙박이 처럼 진열되어있었고 그 몇 발 앞에 아일랜드 식탁이 길게 놓여져 있었다. 아일랜드 식탁에서 요리를 하면 거실이 보이는 그런 구조였다. 살기위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주방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음식을 즐기는 것처럼 요리를 즐길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실 왼쪽 모퉁이에는 계단이 하나 보였다. 계단은 나무로 되어있었고 폭이 좁고 구부러져 이어져있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작은 다락이 있었다. 지붕이 뾰족한지 다락의 천장 모양은 뾰족하게 높았다. 다락에도 특별한 가구는 없었다. 계단 올라오는 쪽을 제외한 3면이 창문이였는데 창문은 내가 바닥에 앉았을 때 높이랑 비슷해 보였다. 거실에서 보았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저 창 앞에 앉아서 커피 한 잔 해야지.’
그 외의 공간은 없기도 했고 커피도 도우미도 왠지 도착할 시간이 다 될 것 같아서 얼른 방안에 있는 다른 문도 궁금한 마음에 1층으로 다시 내려갔다. 침대 오른쪽으로 보였던 문을 여니 내 몸 충분히 담글 욕조가 하나 있었는데 욕조에서 밖이 보이는 큰 창이 있고 그 창 오른쪽으로는 거실에 보았던 풍경이 보였지만 왼쪽으론 잔잔한 바다가 보였다.
첫 날 거실 통창을 돌아 나갔을 때 왼쪽으로 돌아서 나갔었는데 미쳐 보지 못한 오른쪽에 바다가 있나보다 생각이 들었다. 바다도 한 번 나가서 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욕조는 있었지만 변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화장실에 간 기억이 없었다. 음식을 단순 즐거움으로 먹으니 배변활동을 할 필요가 없는 걸까.. 확실히 천국에의 몸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은 하는 찰나
“주인님. 커피가 도착했습니다. 도우미도 곧 들어오십니다.”
안내멘트가 들려 욕실문을 닫고 뒤돌아보니 이미 거실 창 앞으로 서빙로봇이 커피 두 잔을 싣고 있었고 도우미도 뒤 따라 서있었다.
“아고~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문을 열어드리려고 뛰어가려는데
“그럼 문 열어 드리겠습니다.”
티테이블이(정확히 뭐가 인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티테이블에 앉았을 때 말을 걸었으니..)내 말을 인식한 건지 저절로 거실 창이 열렸다. 도우미는
“커피는 내가 들고 들어가면 되겠네.”
하며 서빙로봇 위에 올려진 커피 두 잔을 들었다. 서빙로봇도 그걸 알아 들은 건지 유유히 사라졌다.
나와 도우미는 티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반갑습니다. 오늘 안내 해드릴 도우미입니다.”
(뭐 맨날 오늘이니 오늘이 어제 오늘인지 오늘 오늘인지 내일 오늘인지....)
“네 안녕하세요. 커피 먼저 한잔 드시죠.”
도우미와 나는 우선 커피 향을 맡으며 한 모금 음미했다.
“저번에 안내해주신 분은 안내하시는 테마가 있으시다고 하시던데요. 천국은 해가 지지 않는 곳이였다고 했나.. 이번에도 그런 테마가 있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제가 오늘 안내드릴 테마는 '돈이 없는 천국'입니다.”
“참 안그래도 그 부분이 궁금하기도 하고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어요. 도우미 분도 그럼 대가 없이 저를 이렇게 안내해주시는 거잖아요. 그리고 돈이 없이 경제(?)가 돌아간다는게.. 이렇게 커피도 마시고 있는데 말이죠.”
“네 참 신기한 일이죠. 돈 없이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모든 것들이 아주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나씩 알려드리겠지만 우선 천국에 오시면 모두 하나씩 ‘봉사활동직’을 맡게 되십니다. 아마 드론택시도 타보셨을 거고 무인 자동차도 보셨을꺼고 오늘 인공지능이 또 안내를 잘해줬을 꺼구요. 이런 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생전 과학자분들의 ‘봉사활동’때문이랍니다. 그들의 지식은 천국에 와서도 그대로인데다 과거와 현재의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있으니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그러니 천국이 지금 살아계시는 이승보다 과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거랍니다.”
(집안에서 나오던 안내가인공지능이였구먼...)
"전 과학자는 아니였나봐요. 아무런 지식이 안떠오르네요 하하~”
“걱정마십시오. 과학자분들도 여기 천국 적응시간은 다 있으셨답니다. 자신의 ‘봉사활동직’이 정해지면 필요한 지식이 생각나실껍니다. 저는 지금처럼 천국을 안내하는게 좋아서 ‘천국안내도우미’로 봉사활동하고 있는거구요. 천국에도 반드시 ‘사람’이 해야하는 일들이 존재하니까요.”
“아 그러고보니 앞에 저를 안내해주셨던 분이 천국의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그분들도 ‘봉사활동직’중 하나겠네요. 아이들을 돌보는거야 말로 ‘사람’이 필요할테니까요.”
“아 거기 계신분들은 좀 특별한 상황이긴 한데 그건 뭐 또 차차 아시겠죠?”
나는 내심 자세히 말하지 않는거 보니 이 도우미의 테마에 그부분이 포함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굳이 묻지 않았다.
“자 이제 커피 다 드셨으면 일어나보실까요. 돈이 없는 이 천국의 또 다른 모습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