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0)

노(勞)동의 부재,희(喜)락(樂)이 있는 곳

by Heana

드론의 지붕이 열리자 역시 침실이였다. 가구는 언제 도착하는건가 하는 궁금증에 배치를 어떻게 할지나 고민해보자며 우선 거실로 나갔다. 그랬더니 이미 내가 선택한 그 소파가 창밖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놓여있었다. 놀란 마음도 잠시 다락에도? 하는 생각에 다락으로 뛰어 올라갔다. 역시 내가 ‘여기 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 위치에 정확히 놓여있었다. 어떤 원리(?)인가 궁금한 마음도 들었지만 우선 다락에 온 김에(2층이라 바깥풍경이 더 잘 보일 것 같기도 하고)커피나 한잔 하자 싶었다.

침실에서는 티테이블에 앉았을 때 커피를 주문할 수 있었는데 다시 내려가야하나 싶다가 일단 냅다 “커피 마시고 싶어” 하고 소리를 질러보았다.

“커피 가져다 드릴까요?”

어디선가 안내 멘트가 들려왔다. 인공지능이 집안 곳곳에서 인식을 하는게 분명하다 생각하며

“응 아메리카노 따뜻하게 한잔부탁해”

하고 대답하며 창가 앞에 놓인 티테이블 앞 좌식 의자에 걸터 앉았다.

“생명사과 드실 시간이 되었네요. 커피랑 드시게 디저트로 같이 가져다 드릴까요?”

커피와 같이 먹었던 생명사과 디저트 맛이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었으므로

“그래 부탁해”하고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침실에서 주문했을 때는 침실 방 유리문으로 서빙로봇이 가져다 줬는데 커피가 오면 1층에서 내려가서 받아야 하나?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도착하면 인공지능이 또 어떻게든 알려주겠지 싶어 커피가 오는 동안 창 밖이나 보고 있자 싶었다.

역시나 모든 것이 한 눈에 잘 들어왔는데 드론택시를 타며 보았던 인공노을이 산 뒤에 아주 붉게 물들어 있었다. 1층 거실에서는 잠시 창밖을 보아서 노을을 미쳐 못 봤던 걸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뭔가 미세하게 노을 색이 짙어지는 것 같았다.


노을 색에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내가 바라보는 창 한편으로 조그만 드론이 날아와 올라왔다. 커피와 ‘생명사과 디저트’로 보이는 것을 싣고 말이다.

“커피와 디저트 도착했습니다.”

하는 안내 멘트와 함께 내가 앉아있는 옆 창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그 안으로 드론이 들어왔다. 그리고 내 앞까지 가져왔다. 커피는 평소처럼 머그컵에 담겨 있진 않았고 커피가 새지 않게 뚜껑이 투명한 비닐 같은 재질로 단단히 덮여있었다. ‘생명사과 디저트’도 투명한 재질의 용기에 담아져 담겨 왔다. 커피를 배달해주는 이 드론의 이름은 뭘까 궁금했는데 시간이 되면 드론택배가 생명사과를 알아서 가져다준다고 말했던 도우미의 이야기가 번뜩 생각이 났다. ‘서빙드론’이나 ‘드론택배’쯤 될 것 같다 생각하며 커피와 디저트를 내 티테이블 위로 올렸다. 자신의 접시(?)가 빈 드론은 들어왔던 창문으로 유유히 나갔다.


커피 한 모금과 디저트를 한 스푼 떠 먹고 다시 노을을 바라보는데 아주 불타는 듯한 붉은 색 노을은 어느새 파란 하늘이 되어있었다.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며 노을의 색을 꾸준히 관찰해 보았는데 맑은 하늘 색에서 점점 노란색으로 노란색이 붉은 색으로 그렇게 색이 점점 짙어졌다 연해졌다를 반복하는 것 같았다. 정말 해가 질때의 노을 색의 변화 처럼 말이다. 아마 거실에서 바깥을 보던 찰나 하늘이 맑았을 때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머무는 곳이 ‘숙소’인지 ‘내 집’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이 공간에 점점 익숙해지며 편해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안정적인 기분이랄까 거실 옆 주방도 있었는데 요리를 한 번 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 큰 쇼핑센터에서 식재료 파는 건 못 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재료는 어떻게 구입하는 걸까? 그 문제의 시계(손목에 칩을 심는다는)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우미께서 오고 계십니다. 다락으로 오시라고 할까요?”

노을을 충분히 감상하고 커피도 디저트도 다 먹었던 참이라

“아니 침실로 오시라고 해.”

먹었던 걸 치우려면 주방으로 가져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앞 전에 침실 티테이블에서 도우미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도 치웠던 기억이 없었다. 아까 드론택시에서 내려 곧바로 거실로 나오면서 치우지 못한 걸 미쳐 못 봤던 것 같았다. 그럼 이 것을 들고 내려가서 같이 치워야겠다 생각하며 빈잔을 들려는데

“다 드셨으면 치워드릴까요?”

뭐지 치우는 것도 알아서 해주는 건가

“그래 부탁해”

“‘헬퍼’를 아직 구입하지 않으셨군요. 집안일을 돕는 ‘헬퍼’를 1층 2층 각각 2개 구입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도와드릴까요?”

“아~ 그래 부탁해”

어떻게 치우는지 구경(?)할 셈이였는데 왠지 다음에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두고 도우미를 맞이하기 위해 나는 침실로 내려갔다.


아직 ‘헬퍼’는 분명 아직 오지 않았지만 왜인지 침실 티테이블은 치워져 있었다. 뭔가가 혹은 누군가가 치웠을까 하고 생각하며 티테이블에 앉았다. 그러고보니 커피는 이미 마셔서 도우미가 오면 뭘 대접 해야할까 싶었다. 커피를 한 잔 더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천국은 잠을 자지 않으니 커피를 몇 잔 마셔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커피말고 다른 것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료수 종류가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고. 마침 도우미가 창문앞으로 도착했다.


도우미 옆에 서빙로봇이 뭔가를 싣고 같이 따라와 있었는데 창문앞에 도착하자 도우미는 서빙로봇위의 뭔가를 들고 침실로 들어왔다. 도우미가 들고 온 것은 투명한 유리컵이였는데 안에 든 것은 맥주 같아 보였다. 천국에 술도 있나? 이런 생각을 들고 있는데

“안녕하세요~”

“아 네 어서오세요.”

“한 번 맛 보여드리고 싶어 맥주 2잔 가져와봤답니다.”

“천국에도 술이 있나 보네요. 왠지 없을 것 같은 데요.”

“술은 ‘기호식품’일 뿐이니까요. ‘술’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죠. 술을 마시고 이성을 잃고 인사불성으로 행동했던 이승의 사람들이 문제 일뿐. 천국에서는 술을 마셔도 전혀 취하지 않습니다. 시원한 청량감으로 마시죠. 알딸딸한 기분에 마시던 분들도 계셔서 그 정도 기분을 느끼게는 해주지만 천국에서는 ‘이성’을 잃을 일이 아예 없습니다. 한마디로 건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랄까요. 하하~”

도우미가 티테이블에 앉아 맥주잔을 탁 좋자. 왠지 모르게 목이 탄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게 사실이다. 물도 전혀 마시지 않았고 목이 마른 느낌 또한 없었다.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몸이 된게 분명하다는 생각이였다. 그런데 맥주를 보니 목이 타는 느낌이라니.. 나는 천국의 맥주 맛이 궁금하기도 했고 얼른 잔을 들어 한 모금 쭉~ 들이켰다.

“캬아~~”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시원하고 청량감있는 이 맛!

“하하~시원하시죠?”

“한 번도 목마름을 느낀 적이 없는데 맥주를 보니 목이 마르더군요. 무의식에 맥주가 땡겼던 걸까요~~ 하하~”

“맥주의 맛을 더 잘 느끼기위에 적당한 목마름을 느끼게 되어있어 그렇겁니다. 목을 축이는 그 느낌도 맥주의 맛이죠.”

천국은 나의 오감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것이 구성되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궁금한게 몇 가지 있었는데 여쭤봐도 될지요?”

“네 뭐든 말씀하십시오.”

"쇼핑센터에서 구입한 제품이 제가 생각했던 자리에 놓여있던데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어떻게 된건지 궁금했습니다."

"아~네. 대부분 가구를 구입할때 보통 그 가구를 어디에 어떻게 놓을지 떠올리면서 구입하곤하죠. 쇼핑할때 따라다니던 '가이드'드론 있으셨죠? 그 '가이드'가 생각을 읽어서 그렇답니다."

“아 그런 거였군요. 이건 다른 질문인데 주방이 있던데 식재료는 어떻게 구입하나 해서요. 앞에 도우미분과 쇼핑센터를 다녀왔지만 식재료 파는 건 못 본 것 같아서요.”

“주방에 가시면 조리대에서 만들려 하는 레시피를 선택하실 수 있으세요. 레시피를 선택하시면 자동으로 추천 재료가 담겨져서 화면에서 보여주는데 재료들은 빼거나 다른 식재료를 추가할 수도 있죠. 그렇게 식재료는 구입하시면 됩니다. 냉장고도 문을 터치하시면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 같은 것도 확인되시는데 식재료 구입하실 때 그 남은 재료들도 확인시켜준답니다.”

역시 천국은 과학기술이 훨씬 더 발전한 곳이 확실한 것 같았다.

“생전에 요리가 취미셨던 모양입니다.”

“천국에서 취미 활동도 하나요?”

그러고보면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곳도 있었고 멀리서만 봤지만 놀이공원도 있었고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것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입니다. 정말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시죠. 어떤 취미활동이 있는지 알려드리는게 오늘 제가 안내해드릴 테마랍니다. 그럼 우선 주방 사용법부터 안내해드릴까요?”

“좋지요~”

도우미와 나는 마져 남은 맥주잔을 다 비우고서 주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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