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1)

노(勞)동의 부재,희(喜)락(樂)이 있는 곳

by Heana

주방으로 옮긴 우리는 기다란 아일랜드 식탁 앞에 같이 섰다. 아일랜드 식탁 위는 왼쪽부터 작은 개수대와 조리대로 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고 마지막으로 인덕션 4구로 되어있었다.

조리대 구간에는 다른 곳보다 약간 색깔이 연한 직사각형 형태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 앞에 서자 그 곳에서 화면이 켜졌다.

“요리가 처음이시군요. 제가 도와 드릴께요”

어디선가 안내멘트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그 화면에서 다양한 요리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는데 “면” “밥과 반찬” “제과제빵” “디저트” “야식” “특별식” 등 큰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었다.

“ 이 중에서 우선 골라 보시겠어요? 어떤 음식을 만드시고 싶으신지 혹은 드시고 싶은지요. 원하시는 음식에 터치하시면 됩니다.”

도우미가 말했다.

나는 왜인지 모르게 “밥과 반찬”이 땡겼으므로 그 곳을 눌렀다.

“오늘은 밥과 반찬을 고르셨군요~ 밥에 곁들일 수 있는 반찬은 너무 다양하죠~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선택해주세요~”

안내멘트와 함께 ‘국’ ‘김치’ ‘반찬류’ ‘메인요리’ ‘장아찌/젓갈류’ ‘음료’ 로 구성된 화면으로 넘어갔다. 오늘은 여러 가지 복잡한 것보다 메인반찬를 만들어 보자 하는 마음에 메인요리를 터치했다.

“불고기” “닭요리” “해산물” “구이류” “생선”등의 화면이 나왔다.

“터치하는 방식으로 하셔도 되지만 원하시는 메뉴를 말씀하셔도 인식이 된답니다.”

도우미가 한마디 거들었다.

나는 “해산물”하고 말해보았다.

오징어,문어,낙지,쭈꾸미,각종 조개류.. 그중에서도 낙지가 왠지 끌렸고 역시 “낙지”라고 말했다. 낙지볶음,연포탕,낙지 탕탕이,낙지숙회... 중에서 왠지 매콤한게 먹고 싶었고 자연스레 내 손은 낙지볶음을 누르고 있었다.

“오늘의 요리는 낚지 볶음입니다~ 재료를 추천해드릴께요~ 화면을 보시고 재료를 확인해주세요~”

화면에는 가장 먼저 “재료 손질해주세요” “재료손질 제가 할께요” 두 개의 버튼이 커다랗게 나타나고 몇 인분 요리를 만들지 인원 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보시다 싶이 재료손질이 번거로우시면 손질이 다 되어 있는 상태로 받으실 수 있으세요. 일종의 밀키트라고 할까요? 재료 손질부터가 요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직접 손질하시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주방 사용법을 알기 위한 날이였으므로 간단하게 해보는게 좋다는 생각에 “재료 손질해주세요”를 눌렀다. 도우미도 있었으므로 2인분으로 설정하자 그 아래로 낙지볶음에 들어갈 재료들의 2인분에 적당한 양으로 나열되어 있었다. 재료의 양을 가감하거나 재료를 빼거나 그 안에 없는 재료를 추가하거나 할 수 있었다.

추천되어 있는 재료는 낙지 2마리, 대파 1대, 홍고추 1개, 청고추 1개,당근 반개,양배추 1/4개,양파 반개 정도가 있었고 그 밑으로 양념장 메뉴에는 “만들어주세요” “수제양념장만들기”와 재료(사리)추가 메뉴가 있었다. 양념장을 “만들어주세요”를 선택한 뒤 사리에서는 라면사리 하나를 선택한 후 마지막으로 공기밥 2개를 끝으로 완료버튼을 눌렀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재료를 준비해드릴께요~”

안내멘트가 나오며 ‘재료 준비중’으로 화면이 바뀌었다.

“재료는 금방 도착하니 그 동안에 주방에 가전들 사용방법 알려드릴께요.”

도우미는 우선 우리 바로 뒤에 있던 냉장고부터 알려주었다.

“준비가 된 재료는 냉장고로 받으실 수 있으세요. 보통은 미리 재료를 주문해 놓으시고 원하시는 때 요리를 하시는 편이시니까요. 나중에 칩을 심고 나시면 그 걸로 주문도 가능합십니다. 참 칩 심으시는건 들으셨죠?”

도우미는 그렇게 말하더니 주머니에서 투명한 네모난 것을 꺼내더니 보여주었다.

“저는 투명 디스플레이 형태인데서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 좋아서 선택했답니다.”

그러면서 그것으로는 식재료를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냉장고로 준비된 재료도 받으시지만 당연 남은 재료도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 쓰시구요. 배고프지도 않고 먹는걸로 생명을 유지하지도 않지만 어떤 분들은 냉장고가 꽉 차있어야 기분이 좋으시다고 각종 식품을 가득 넣어 두기도 하세요. 근데 아마 필요한 것만 냉장고에 들어 있는 걸 좋아하셨던 모양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미리 냉장고가 세팅되어있는데 텅 빈거보면요~~하하~~

음식뿐 아니라 아까 저랑 드셨던 맥주, 음료수,우유,유제품 등 자주 찾게 되는 것들은 원하시는 식품을 설정해놓으시면 떨어지면 자동으로 채워놓는답니다.”

그 외에 오븐,에어프라이,전자렌지 등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었고 음식쓰레기 버리는 구멍같은게 따로 있었는데 자동으로 처리된다고 했다. 여기 음식쓰레기들은 다 자원으로 활용되어 사실은 ‘쓰레기’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설거지는 로봇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식사 후 뒤처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거지 로봇은 기본 주방에 설치되어있다고 했다. 집 전용 ‘헬퍼’가 도착하면 어디서 먹던지 알아서 다 치워주니 훨씬 편할 것이란 말과 함께

도우미의 설명이 끝나갈때쯤 ‘딩동~’소리와 함께

“재료가 손질되어 준비되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주세요~”

냉장고에서 “재료 준비 칸”이라고 적힌 곳의 문을 열자 준비된 재료들이 들어있었다.

나는 사실 준비된 재료는 서빙로봇이 가져다 주나 하고 생각했는데 냉장고를 그냥 열면 들어있다니 어떤 원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념장도 신청했으므로 그 안에 만들어진 양념장이 작은 밀폐용기에 담겨있었다.

“요리 가이드가 필요하신가요? 요리 하시는 과정을 도와 드립니다.”

도우미가 '생전에 요리를 좋아했었나봅니다'라고 하더니 낙지볶음을 혼자 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머릿속에서 요리과정이 떠올랐으니까

“아니 괜찮아. 혼자 할게.”

“네~ 그럼 요리 재미있게 하시고 하신 음식도 맛있게 드세요.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시오.”

“오늘은 저의 설명을 들으셔야 해서 그렇지만 다음에 요리하실 때는 음악을 들으시거나 재미있는거 보시면서 하실 수도 있으세요. 다음에는 그 기능을 꼭 써보세요.”

도우미는 그 말을 하면서 냄비, 후라이팬, 각종 조리 도구들은 인덕션 아래에 있다고 문들 열어 알려주었다. 나는 궁중팬과 조리주걱 하나를 꺼낸뒤 낙지볶음을 요리했다.

다 만든 낙지볶음은 도우미와 나눠 먹으려는데 아직 식탁이 없다는걸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꼭 먹을 필요는 없다보니 미쳐 생각을 못 한 것이였다.

“그러고보니 앉아 먹을 식탁이 없네요. 다음에 쇼핑센터 갈 기회가 있으면 구입해 놓아야겠어요. 오늘은 아쉬운데로 침실 방에 있는 티 테이블에서 드시죠.”

“아~ 참 앞에 쇼핑센터 가셨을 때 식탁 구입하시지 않으셨다는 거 전달 받았습니다. 오늘 ‘요리하기’코스가 있기 때문에 필요할 것 같아서 제가 주문해두었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안드시면 언제든 교환 가능하니 AI한테 말씀하시면 되구요. 이제 도착할 때가 됐지 싶은데요 ‘헬퍼’두대도 같이 올껍니다.”

도우미의 그 말을 듣기라도 했다는 듯

“주인님. 헬퍼 두 대와 식탁이 도착했습니다. 주방으로 안내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부탁해~“

쇼핑센터에서 구입한 가구가 다 배치되어있던게 신기했던 터라 이제는 가구를 어떤 방법으로 배치해놓는지 구경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헬퍼’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눈을 반짝거리며 주방에 오기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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