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3)

노(勞)동의 부재,희(喜)락(樂)이 있는 곳

by Heana

드론 택시는 잠시 후 놀이공원 드론택시 하차장에서 지붕이 열렸다. 멀찍이서나마 보았던 놀이공원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욱 화려했다. 관람차가 놀이공원 제일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쪽 부분은 꼭 밤 같았다. 주변이 어두웠고 그래서 관람차에서 빛나는 불빛들이 눈부시게 반짝 거렸다.

“관람차 있는 곳은 깜깜한게 밤 같네요.”

“아~네 맞습니다. 야간에야 말로 놀이공원 즐기는게 제 맛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 놀이기구에서 반짝거리는 조명들은 밤이여야 그 빛을 바라기도 하니까요~관참차 인근은 인공밤을 적용했답니다.”

놀이공원이니만큼 사람들이 꽤 많았다. 천국 곳곳에서 사람들을 보긴 했지만 이 곳에서 가장 많은 인파(?)를 보는 것 같았다.

역시 이 곳에도 아이들이 보였는데 어린 아이들도 있었지만 청소년(?)쯤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천국은 누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하기도 하고 우리의 외모나 신체 같은 것들도 ‘평균’적으로 인지한다고 했는데.. 문뜩 아이들과 청소년은 구분할 수 있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였다.

“놀이공원이라 역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네요. 다른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인식하는 것 같은데 유독 ‘아이들’이라는 건 알아보는 것 같습니다?”

“아~ 네 맞습니다. 이 곳에는 우리들의 나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좀 예외입니다. 이승에서는 만 20세정도를 ‘성인’이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천국도 좀 비슷하게 이해하시면 되는데 그쯤 되어야 어떤 부분에 대한 ‘인지’나 혹은 ‘판단’등이 온전해지는 시기이죠. 하지만 그 전에 이 곳 천국에 오는 아이들이 아주 많습니다. 살아 있을 때 그대로의 ‘인지’나 ‘판단’으로 천국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들의 ‘인지’나 ‘판단’등은 미성숙한 상태이죠. 그래서 그들의 ‘인지’나 ‘판단’등은 이 곳 천국에서 온전히 성장 할 때까지는 계속 자란답니다. 완전히 ‘성인’과 같은 상태가 되면 역시 비슷한 모습이 되어 구분하지 못하죠. 그들에게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에 우리들은 ‘성인’이 되기 전의 아이는 어느 정도 자랐는지를 ‘가시적(신체)’으로 인식하게 되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라는 천국이라...’

아마도 도우미가 말하는 ‘성장’은 ‘신체’가 아닌 ‘정신’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정신적인 성숙의 정도를 ‘신체’로 인식하는 것일뿐...아직도 다 알 수 없는 이 곳,천국이였다.

“이 곳에 놀이기구를 타고 즐기실때는 전혀 불편한 그 어떤 곳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이승의 놀이기구와 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불편한거요?”

“네~이승에서는 놀이기구를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어지러움을 많이 느끼시기도 하고 심한 경우는 구토하시기도 하고요~ 높은데 올라가면 두려움을 느끼신다거나 너무 겁이많아 즐기시기 못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놀이기구를 즐기지 못하셨든 분들도 많으세요. 천국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해“만 존재하므로 놀이기구를 탈 때 느끼는 감정들 역시 ”밤“의 부분들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보시면 됩니다. 즐거움,재미있음 그리고 스릴감도 느끼죠. 스릴감이야 말로 놀이기구의 참 맛이니까요~ 스릴감이 없다면 스노보드나 스키,수상 스키등 여러 스포츠도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도우미의 그 설명을 끝으로 우리는 놀이공원의 이것 저것 기구들을 타면서 즐겼다.

놀이공원 곳곳에 간식들을 팔고 있었는데 작은 상점안에 로봇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고 츄러스,핫도그,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간식들이 있었다. 그간 로봇이 만든 커피나 음식을 먹긴 했어도 직접 그 것 보는 것은 처음이란 생각이 들었다.

“천국에는 로봇들이 제법 많은 일을 하는 것 같네요. 사람들은 ‘봉사활동’같은걸 한다고 하셨는데 사람이 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기도 하지만 사람이 꼭 필요한 일도 있기도 하죠. 음.. 이렇게 구분된다고 생각하시면 쉬운데 ‘노동(勞動)’에 해당하는 부분은 로봇이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즉, 물리적으로 힘이 드는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단순 반복적인 일들도 로봇이 담당하구요.”

“그런데 천국은 아픔 혹은 고통 그 어떤 체력소모? 같은 것도 느끼지 않는데 ‘힘들다’라는 느낌도 안 느끼는 것 아닌지요? 힘든 것도 감정의 ”밤“의 영역 아닌지??”

“하하~ 네 힘든건 못느끼긴 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피로감’과 적당한 ‘지루함’은 느낀답니다. 적당한 지루함이 즐거움을 배로 느끼게 하고 적당한 피로감이 잠시의 ‘멈춤’의 시간을 주기도 하니까요. ‘부정적’이라고 생각되는 그 모든 감정을이 반드시 ‘나쁘’기만은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알차고 생기있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천국은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천국의 상식(?)은 기존 우리의 생각하고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좋은 것’ ‘나쁜 것’에 대한 기준부터 해서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까지.. 일반적인 인간의 생각과 판단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걸 느낄만한 부분이 참 많죠.”

“그렇다면 그 기준을 정한 누군가가 있는걸까요? 아니면 천국 존재 그 시작부터 이런 세상이였던 건지.. 아 그러고보니 천국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 까요~?”

여러 가지 의문들이 한꺼번에 머릿 속을 지나가며 질문들이 터져나왔다.

“그런 질문들 하시는 거보니 이제 천국 사람이 다 되어가시나 봅니다~ 허허허~~”

도우미는 질문에 답변은 안해주고 엉뚱한 소리를 하더니 털털하게 웃을 뿐이였다.

“우선 오늘 가보고 해보고 할 것들이 많으니 이동하시면서 하나씩 의문은 해결해보시죠. 또 ‘천국안내’가 다 끝나고 나면 자연스레 알아가게 되는 것들이기도 하구요. 보자 다음은...동적(動的)인 활동을 하셨으니 정적(靜的)인 활동을 해볼까요~”

도우미와 나는 드론택시 승하차 장으로 이동해 드론택시에 탑승했다.

“‘공방 마을’로 이동하실 께요~~”

역시 드론 지붕이 닫히고 잠시 후 ‘공방마을’ 입구에서 드론택시의 지붕이 열렸다.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은 다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도예(도자기 만들기),미싱(만들기,리폼),각종 실로 만드는 공예(십자수,뜨게질 등)..뭐 무튼 뭐든 직접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도우미의 말처럼 ‘뭐든’있는 것이 확실한 듯 보였다. ‘공방마을’의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역시 ‘마을’이란 이름은 괜히 붙는게 아니다.

“한 바퀴 쭉~ 돌아보시고 하고 싶은거 있으시면 선택해보십시오~”

도우미의 그 말과 동시에 쇼핑센터에서 보았던 ‘태우미’두 대가 어느새 우리 앞에 와있었다. 한번 타본 적이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태우미 위에 올라섰다. 정말 다양한 ‘만들기’들이 있었는데 세상 모든 만들기는 ‘공방마들’에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퀼트,캘리그라피,꽃꽂이,가죽공예 등등 모두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중에서 “인형 만들기”가 왠지 끌렸으므로 그 곳에서 잠시 내렸다.

“어서 오세요~ ‘인형 만들기 방’입니다. 인형은 여기 화면 보시고 선택하시면 됩니다.”

천국에와서 ‘도우미’외의 사람과 처음으로 말을 나누는 순간이였다.

“저는 인형만들기 담당 ‘도우미’에요. 만드실 인형 선택하고 나시면 도와드릴께요~.”

(아까 한말 취소다. 이분도 다른 의미의 도우미였다.) 사람이 꼭 해야하는 일도 있다고 하더니 이분의 봉사활동이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만들 인형 선택하는 화면에서는 인형의 크기부터 선택할 수 있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있었는데 나는 손바닥만한 크기로 보이는 인형크기를 선택했다. 인형 크기를 선택하자 다양한 모양의 인형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동물들의 모습이였다. 그러고보니.. 사람은 전혀 외형을 구분할 수 없는데(어린이 제외)동물들은 저마다 모습을 인식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 모양이 무슨 동물인지 다 알아 보겠어요. 신기해요.”

“아~ 그럼요. 동물은 다 알아보시죠. 동물들은 오히려 사람처럼 죄가 없어서 모든 동물들이 천국에 오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동물을 보고 배워야 하니까요.”

“동물도 천국에 있어요~?”

“그럼요~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 각종 곤충들도 다 천국에 있지요.”

“음..그런데 그 중에 해로운 동물이나 곤충도 있지 않나요? 해충같은?”

“하하~ 사람들한테 해로울 뿐 그들이 죄(?)가 있는건 아니니까요. 다 각자 주어진 삶을 산 것 뿐입니다. 그리고 천국에서는 그들이 저희에게 해를 입힐 일도 없구요. 나중에 그런 생물들과 교류하는 기회도 가지시게 될껍니다.”

동물과의 교류라..안전한(?)동물들과 교류를 하는 걸까? 어떤 것은 무섭고 어떤 건 징그러울 것 같은데..천국에는 '해'의 감정만 느낀다고 했는데 그런 감정은 못 느끼는걸까?

온갖 궁금증이 머릿 속을 맴돌긴 했지만 당장 눈 앞에 나열된 인형들이 너무 귀여웠으므로 궁금증은 살짝 넣어두고 내가 만들 인형부터 골랐다.토끼형을 골랐는데 그 안에 다양한 토끼인형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했다. 그랬더니 자판기 처럼 인형선택한 기계에서 만들기 재료가 툭~하고 나왔다.

만들 인형의 재료를 가지고 아무 자리에 앉자 ‘인형만들기 방’에 와서 안내해주시던 ‘도우미’께서 바로 내 옆에 앉아 친절하게 만드는 과정을 알려주시고 도와주셨다. 나를 도와주신 분 외에도 여러 도우미들이 그 안에 계시는 듯 했는데 이 곳 공방마을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렇게 만들기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꽤나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형이 작은편이라 금방 인형을 만들었다. 어디다가 달 수 있게 인형에 고리도 하나 달았다. 그런데 막상 인형을 달 데가 없어 고민이 되는 나였다.

“가방같은데 달면 예쁘겠어요~ 그러고 보니 공방 이곳 저곳 가보시려면 가방이 필요하기도 하시겠어요.”

도우미는 아까 그 투명한 디스플레이 형태의 네모난 걸 꺼내더니 가방을 골라보라며 화면을 보여주었다. 숄더백,백팩,토드백 등 다양한 형태의 가방이 있었고 나는 크로스로 맬 수 있는 캐쥬얼한 가방 중 주머니가 여러개로 나눠져있는 가방을 골랐다.

“다니면서 필요하실 테니 이쪽으로 바로 배달시켜놓을께요~.”

도우미는 그러더니 내가 고른 가방을 주문(?)해주었다. 하기사 가구도 배달이 되는데 가방 정도야 나에게 배달오는건 문제도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형을 다 만들고 다른 곳에 이동해보기 위해 태우미에 다시 올라탔다. 또 뭘 해볼지 ‘공방 마을’을 둘러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꽤 작은 드론이 구 모양으로 내 위에 나타났다. 가구를 배달해준 ‘배달 드론’을 아주 작게 만든 모양이랄까

“주문하신 가방 도착했습니다.”

드론에서 안내멘트가 나오더니 가구를 바닥에 내려놓을 때처럼 나의 앞으로 밝은 빛이 쬐었고 물건을 받기위해 그 빛에 손을 내밀자 내가 고른 가방이 손 위에 놓여졌다.

“순간이동으로 주문한 물건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으로 빠르게 오니 참 편하시죠?”

이 곳 천국 생활은 굉장히 편안한 편이였지만 나도 칩이라는걸 손목에 심고나면 훨씬 더 편하게 천국생활을 즐길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공방 마을’에서 다양할 만들기를 체험하고 나니 그 커다랗던 공방 마을도 끝이 보였다. 우리는 다시 드론택시를 탑승했다.

“잠시 쉬었다 가실까요? 아직 지금 머무시는 곳 외에 휴식할 만한 곳은 안 가보셨죠? 천국에는 여러 휴식 공간이 있는데 그 중 한군데로 모셔다 드릴께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 때마다 내가 제일 먼저 깨어났던 그 곳으로 당연히 이동했었는데.. 또 다른 휴식처라...궁금한 마음을 안고 있을 때 드론택시의 지붕은 어느새 닫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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