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4)
'영혼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곳
드론택시의 지붕이 열린 것은 럭셔리한 호텔 같아 보이는 건물 앞이였다.
"자 들어 가시죠"
도우미는 호텔 같은 그 곳의 입구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몇 개의 계단을 올라 실내로 들어가자 키오스크 같은 기계들이 보였다.
"자 여기서 묶으시고 싶은 방 선택해보시겠어요?"
방들은 여러가지 테마가 있어보였는데 돈을 낸다면 아주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할 것 같은 방들이였다. 하지만 이 곳 천국은 돈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중 적당한 방을 고르자 아래에서 카드키가 툭 하고 떨어졌다.
"이 키로 방 출입에도 쓰시고 이 안의 시설들도 다 이용하실 수 있으세요. 휴양이라 할까요? '여가'를 보내는 것 또한 '취미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으니까요. 이 곳의 모든 시설 둘러보시고 마음껏 이용해주세요."
다행히 '공방마을'에서 소형드론택배를 통해 가방을 하나 받아서 메고 있었던 관계로 키를 보관하고 가져다니기 불편하지 않았다.
도우미는 따로 방에가서 쉬는건지 다른 일정(?)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방 카드키까지만 챙겨주고 즐기시란 말만 남긴채 자기길을 가버렸다. '가동 803호'라고 적힌 카드키를 잠시 멍 때리고 보고 있는데(방은 어떻게 찾지? 이 곳 시설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알 수 있지? 같은 생각을 하느라)눈사람처럼 조그만 로봇이 내 옆에 다가와
"안녕하세요~ 편안한 쉼과 즐거길거리 맛 있는 식사까지 모두 누리실 수 있는 '누림'에 오신 설 환영합니다. 우선 방으로 부터 안내해드릴께요 저를 따라 오세요~"
그 눈사람녀석은 인사를 건내더니 앞장서서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호텔으로 보이는 이 곳의 규모는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눈사람이 안내를 안해주면 미아(?)되기 쉬울 것 같았다. 호실로 안내해가며(로봇이다 보니 얼굴 같은 부분은 나를 바라보고 있고 몸은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이 곳의 안내를 이어나가는 눈사람이였다.
"'누림'에 있는 시설들을 간단히 안내해드릴께요. 우선 수영장이 있습니다. 원하시는 분은 개인 수영장이 있는 방을 선택하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오락실, VR체험존이 있습니다. 뷔페식 식사와 자리에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리는 레스토랑 두 가지 형태의 식사하 실 수 있는 곳이 있구요. 카페테리아와 와인Bar도 있답니다. 산책을 하실 수 있는 코스를 따라가다 보시면 작은 섬이 있는데 그 섬의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가시면 '미스테리 섬'이라는 재미난 모험을 해보실 수 있으세요~ 골프Zone이 있어 골프를 즐기시는 분들도 '누림'을 많이 찾으신답니다."
잠시, 오락실 같은건 약간 유흥(?)적인 느낌도 있는데 천국에도 존재 하는 건가? 그리고 바닷길이 열리는 섬? 천국에도 밀물 썰물이 있나?(인공인지 자연적인 것인지 지금으로썬 알 수가 없음),그리고 바닷길 열리는 시간 그건 어떻게 알지? 천국에서 시간이 흐름이 전혀 다르게 흐르는데?? 눈사람의 안내에 이런 저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던 중에 어느새 방에 도착했다.
"편히 쉬십시요. 언제든 필요하시면 방안에 호출벨이 있으니 불러주시면 됩니다."
우선 잠깐의 쉼(혹음 멈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나는 (방안이 궁금하기도 했고)카드키를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문을 열자 응접실 같은 느낌의 누군가가 와서 앉아 이야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먼저 보였다. 그 응접실(?) 뒷편으로 통창이 쫙 펼쳐 있었는데 그 창으로 바다가 보였고 눈사람이 말한 섬인지 모르겠지만 조그만 섬하나가 보였다. '누림'은 바다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호텔 입구에서 보았을 때는 호텔 규모가 얼마나 큰지 뒷 편에 있던 바다는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저 멀리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에서 노을이 붉게 지고 있었다.(저건 인공 노을이겠지)
그 응접실(?)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면 큰 침대가 있었고 방만한 크기의 사우나가 달린 욕실이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소파가 등을 보이고 있었는데 오른쪽 벽면에 커다란 스크린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영화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였다.
우선 가방은 응접실 테이블 위에 던져놓고 풀썩 침대위에 누웠다. 아무 무늬도 없는 하얀 천장을 얼마나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까. 문뜩 천국에 온지도 많은 시간이 지났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의 천국 여정(?)들도 머릿 속에 스쳐 지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문득 이 곳은 혼자가 아닌 같이 다닐 짝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도우미와 함께이긴 했지만 혼자 보내는 시간 또한 충분히 풍족하였고 꼭 누군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천국에서 본 그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거나 궁금증이 들지 않을 만큼 '다른 누군가'에 대한 생각 그 자체조차 안들었던 것이다.(놀라움의 연속이라 못 느낀건지도 모르지만)하지만 왜인지 이 곳에서는 누군가와 함께 보낸다면 더 없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알려드립니다. 고객님께서 반가워하실 분이 방문을 희망한다고 메세지를 보내셨습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얘도 내 생각은 읽은 걸까 뭘까;;)
"반...가워할... 손님...?"
이곳은 그 누구에 대한 기억도 없는데(설사 나 조차도)그리고 알아 볼 수도 없는데 어떻게 반가운지 안반가운지 알 수(?)있는건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따.
"네~ 맞습니다. 고객님께서 이 곳 천국에 오시게 되면 각자 가지고 계신 칩을 통해 '당신이 반가워할 영혼이 천국에 오셨습니다'하고 안내가 가게 됩니다. 생전에 둘이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하고 마음을 나눴는지가 측정되어 고객님이 천국에 오다면 가장 먼저 만나고 싶어하는 그 분께 먼저 연락이 갑니다. 천국에서는 이런 만남을 '영혼의 만남'이라고 말한답니다."
그러고보니 기억은 없어도 무의식에 남아 있는 마음이 있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내게 집에 도착한 헬퍼를 나도 모르게 '아들'이라고 부른 것 처럼 어쩌면 오는 이가 진짜 그 '아들'일지도 모른다. 혹은 부모거나 형제거나 친구 일지도 모르지... 알아 볼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데 반가운 사람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도 않거니와 마침 짝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터라
"응 손님 오시라고 해줘" 하고 대답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네 나가요~~"
"손님이 오셨습니다. 문을 열어드릴까요?"
(아직도 천국 기술에 적응이 안된다.)
"아~~ 아 그래 응~문 열어줘."
문이 열리자 누군가 정말 날아오듯 나에게 뛰쳐오더니 나를 덥썩하고 안았다.
"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너무 보고 싶었어. 그렇다고 천국에 빨리 오게 해주세요 빌 수도 없고~ ㅎㅎ이제서야 만나네."
마치 나를 알고 기억하는 듯한 그 사람의 말, 나는 조금은 어리둥절 어벙벙한채 살짝 굳어있었는데 덥썩 안았던 나를 풀어주며 이제서야 그 얼굴을 정확하게 보게 되었다.(너무 순식간에 와서 얼굴도 제대로 못 봄)
어... 왜지 ... 왤까... 너무도 보고싶었다는 감정이 확 휘몰아쳐 올라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살짝 고이는 것 같았는데(그러고보니 천국은 눈물이 안나는거 아닌가 '슬픔'같은 건 못 느끼니까)
"와~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모르게 덥썩 반가운인사와 함께 그 사람을 다시 한번 안고 있었다.
얼굴을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마음이 올라올 수 있는지 나 조차도 신기해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뿌리 깊게 내린 마음이란 걸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잠시 안았던 포옹을 풀고서 응접실 의자에 앉았다."
"그..그런데 말야. 나도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이 확 들긴 했는데.. 우린 기억이 없잖아 그런데 오래 기다렸다는건 어떻게 아는거야?"
(그러고보니 왜 우리가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아~~ ㅎㅎ 그건 너가 천국에 도착해서 만날 수 있다는 메세지가 도착할 때 너에 대한 정보랄까 그런게 같이 전송되는데 '기다린 시간 13년' '보고싶은 우선순위 1위' '깊은 감정의 교류 90%'이런 식으로 데이터가 같이 전송이 돼. 나도 역시 네가 누구인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데이터와 같이 전송된 너의 모습을 보며 니가 지금 갑자기 나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반갑다 느꼈듯 수치화 되어있던 그 있는 그 데이터들이 실제 내 안에서 한꺼번에 올라와서 느낄 수가 있어."
우리는 그 말을 하고서 서로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분명 눈,코,입 얼굴이 다 보이지만 알아볼 순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그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는것 그거 하나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여기 뷔페가 죽이거든~ 먹으러 갈래? 여기서는 먹고 싶은 만큼 뭐든 마음껏 먹을 수 있는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좋지 좋지~ 나도 뭘 좀 먹어야겠다 싶긴했어. 같이 가보자~"
그 사람과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꽉 잡은채 뷔페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