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오신걸 환영합니다(15)

'영혼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곳

by Heana

"지금은 뷔페로 가지만 다음에 레스토랑도 꼭 가봐. 또 뷔페랑 다른 맛이 있다~"

이 곳에 왔을 때 눈 사람 녀석이 뷔페와 레스토랑이 있다는 얘기를 한 기억이 얼핏 지나갔다.

뷔페와 레스토랑은 나란히 붙어있었는데 레스토랑입구를 먼저 지나자 뷔페가 있었다.

뷔페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이 먼저 보였고 테이블 뒷편은 전면창으로 바다가 보였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음식이 분류별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가운데 샐러드바를 기준으로 'ㄷ'자로 나열되어있었다. 우선 어떤 음식이 있는지 쭉 둘러보았는데 정말 산해진미는 다 있는 듯 했다.

"와~ 진짜 어마 어마 하다~ 뭐 먼저 먹어야 할지를 모르겠네"

"호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코스가 있지 내가 알려주마. 먼저 샐러드바부터 공략해볼까~"

우리는 샐러드바를 시작으로 분류별로 놓여진 음식들을 한번씩은 다 접시에 떠와 맛을 보았다. 맛을 위해서만 먹는 천국이였기에 음식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오히려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음식에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고 음식의 진정한 맛을 음미해보게 되고 하게 되는 것 같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직도 참 신기한 것 같아. 알아보지도 기억도 못하는데 서로의 향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게 그 그리움이 내가 이 곳으로 왔다는 메세지를 받고서야 몰려왔다는 것도"

"이승의 사람들이 천국으로 보내는 염원 중 가장 많은게 '사랑했던 가족,친구들을 천국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라는 거래. 천국에서도 이 염원을 어떻게 이루어줄지 고민했다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너가 말하듯 천국에서는 모든 기억이 없어지잖아 나에 대한 기억까지도 말이지.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쉽게 해결(?)됐다고 하드라고. 천국에 먼저 온이가 있었고 그 후에 천국을 온 이가 있었는데 우연히 둘이 천국안에서 만나게 된거야. 그 둘은 서로 자신도 모르게 부등켜 안겨 울며 '보고 싶었다'는 말만 반복했데 그 일을 계기로 천국에서도 모든 기억이 지워지도라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깊게 뿌리내렸던 마음이 남아있음을 알게 되었고 서로를 그리워 하던 그 마음은 마주치는 그 순간에 건드려져서 그리웠고 보고 싶었던 그 마음들을 느끼게 해주었던 거야. 그 이후로 그리워 하는 사람이 천국에 오면 알려주도록 시스템을 만들게된 거래."

"그 얘기들이니 또 궁금한건데 천국은 '해'의 감정만 느낀다고 하던데 그런 눈물도 안흘려야는거 아니야?"

"'기쁨의 눈물'이란 것도 있잖아. '눈물'자체보단 그 때 느끼는 감정이 기준인거지."

누군가 천국의 기준은 전혀 다르다는 얘기를 해준 기억이 얼핏 지나갔다. 아직 그 기준이란건 다 알지도 완벽히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차차 알게 되겠지...

그렇게 식사를 마친 우리는 이 곳 '누림'을 둘러싼 바닷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잠시 멈춰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 같더니 태양이 지평선으로 내려와서 점점 사라지더니 바다에 석양에 붉게 물들어 갔다.

"여긴 해가 지지 않으니 석양도 인공이겠네? 밤이 없으니 석(夕)양이 아니고 주(晝)양인가~ 하하~"

"음..정확하게는 해가 지지 않는다기 보단 해가 졌다 다시 뜨고를 반복한다고 해야 맞을 껄"

"응? 난 '해가 지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해가 계속 떠 있는 줄 알았는데 해가 떴다 졌다 하는 거였어?"

"'해가 지지 않는 곳'이라는 건 사실 상징적인 의미지 진짜 하늘에 떠 있는 '해'를 말하는 건 아니니깐~ 이승은 해가 지면 달이 뜨지만 천국은 해가 지고 다시 해가 뜨는게 차이랄까~ 여긴 지평선이 보이는 곳이라 그게 잘 보인다고 들었어~천국의 특이한 구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또 누군가에세 천국은 '뫼비우스 띄'처럼 생겼다는 설명이 들은 적이 있는데 특이한 구조를 그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사실 머릿속에 그 형상이 잘 그려지지는 않았으므로 '아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던 부분이였다.

지평선으로 완전히 해가 사라지가 제법 어두운 느낌이였는데(밤의 어두움은 아니고 먹구름이 가득한 날 처럼 어두운 느낌)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등 뒤로부터 환한 빛이 느껴지며 다시 점점 밝아졌다.

"그럼 어쨌든 해가 졌다가 다시 뜨는건데 노을은 왜 인공적으로 만들었을까? 노을도 해가 지면서 생기는 걸텐데"

"너가 본 건 산 뒤로 보이는 노을이였나 보네~ 지금은 지평선이 보이는 곳이라 잘 보이는 거래도~"

"그럼 여기서 보이는 노을은 인공노을이 아닌건가?"

"여기가 인기가 있는게 가장 자연스럽게 생기는 석양과 노을을 볼 수 있어서라고 하더라고~"

석양을 바라보고 있을 때부터 떡 벌어진 입이 다시 해가 뜰 때까지 다물어질 줄 몰랐다. 알면 알수록 알수없고 신기한 곳이구나 천국은...

더 같이 있고 싶지만 아직 나의 천국 순방(?)이 끝나지 않기도 했고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또 있을 수 있다며 다음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헤어지기로 하고 나는 배정됐던 호실로 다시 이동했다.

천국은 다시 만나도 알아보지 못한다고 했는데..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알아보지 못해도 분명 서로를 그리워했던 마음이 지금처럼 작용(?)할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호실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털썩하고 누웠다. 과연 이 천국에는 나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 그리고 나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기억도 없으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나도 모르게 잠시 애를 쓰고 있었다.

어짜피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기억...잠시 눈이나 감고 있자 싶은 생각에 생각을 모두 접어놓고 눈을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딩동-딩동-도우미님이 방으로 와도 되는지 연락이 오셨습니다. 어떻게 답변 드릴까요?"

"어~ 오셔도 된다고 전해드려~"

이제 또 어디로 이동할까. 지금 처럼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될까?

왜인지 모르게 전에 와는 다른 설레임이 내 안에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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