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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Jun 16. 2023

40대에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 1편

경력단절여성

바로 나를 칭하는 말이다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해

우리 아이 나이만큼 경력이 단절되었다


이전의 경력도 현재 나에게는 의미없는 경력이였다

이전의 나의 직장은 학원 수학 강사

하지만 그 일을 다시 할 수는 없었다

학원강사 일이라는게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늦은데

아직은 아이가 초등학생이라

그 시간에 일을 하면 아이케어는 전혀할 수 없게 된다


그 외에는 해본 일이 없기에

40대의 아줌마가 다시 사회인으로써 살아간다는건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서는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었다

이제 막 졸업한 20대도 취업이 안되는데

경력도 능력도 없는 40대 아줌마를 써줄 곳이 있을까?


그나마 '일자리를 구해볼까'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엄마가 우리집 2층으로 이사오셨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아이 학교와 학원에간 시간동동안은 일하면 됐지만

결국은 아이 방학이 문제였던 것이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엄마'라는 존재에게 '맞벌이'는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난 사실 엄마에게 내 아이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우리 딸 셋 키우는 것으로 자신의 삶을 희생해오신 엄마다

이제야 자기의 삶을 누리고 계신데

나의 아이로 인해 제대로 자신의 삶을 즐기지 못하시고

또 희생하게 만드는건 죽어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제 아이가 고학년이라 방학기간동안만 학원가기전 시간에만 부탁하면 된다는게 다행이랄까)


하지만 현실은 지금의 다가구주택을 사기위해 진 큰 빚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많이 들게 되는 사교육비

매일 뉴스에서 떠드는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모든 엄마들이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거나

늦어도 중학교를 가게 되면

나처럼 '맞벌이'를 고민하는 시기가 오는 것이다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나마 공대출신이라는 것

프로그램OA자격증 몇개 가지고 있는게 다였다

(그 자격증이라는 것도 특출날 것 없고 많이들 소지하고 있는 자격증...)


취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어떤 제스쳐(?)라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내 전공과 관련있는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너무도 오랫만에 공부라는걸 하려고 하다보니

심지어 코로나 기간동안 책 한번 안 들여다본 나는

듣기만 했던 '난독증'을 경험하였다

다행히 난독증은 심하지 않아 금방 좋아졌지만

머리에 뭐가 들어가지가 않았다

한마디로 머리가 안돌아간다. 딱 그 기분이였다

전공관련 자격증은 20대 그때 땄어야지..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들었다

돌아서면 까먹고 돌아서면 까먹고

다시 봐도 전혀 처음 본 내용처럼 어찌나 머리에 안들어오던지


학창시절에도 공부를 매우 잘 했던건 아니지만

이렇게 머리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한마디로 머리에 기름칠(?)하는데만 한달이 걸렸다

그 이후에는 삐그덕 거리긴 해도

처음보다는 훨씬 머리돌아가는게 좀 나아졌다


난 이왕 머리를 굴림김에(?)자격증을 하나 더 따야곘다는 생각으로

정보처리기사에 이어 사무자동화사무기사까지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물론 위의 자격증으을 써먹을 수(?)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할 수 있는게 컴퓨터로 하는 일 종류였고

경력도 없는 나는 어떤 업무가 가능하다는걸 증명하기 위해

나름 자격증이라도 취득해야했던 것이다


토익을 치고 점수가 나오면 더 좋겠지만

영어 공부 손 놓은지는 20년은 더 되어서

요즘 워낙 토익 기준 점수가 높기도하고

그 기준점수 이하는 사실 의미가 없어

최소한 받아야하는 점수라는게 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도 막막하기도 했다

나는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수학강사였기에

반대로 언어영에서는 솔직히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자격증을 취득해 놓고

이력서를 넣어볼 만한 곳은 정말 다 넣어본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이것 저것 가릴처지는 아니였고

채용해준다면 '감사합니다'하고 가야할 입장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여기 정도는 넣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곳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이력서를 접수한 인원수를 보면

'절대로 안되곘구나'하고 미리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이렇게 취업 준비해도 이력서를 많이 넣어도

나를 써줄 수 있는 곳은 아무 곳도 없다고

마치 시위라도 하듯이...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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