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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Jun 21. 2023

40대에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에피소드 1편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당연 가장 좋은 건 '월급'이다. 내 통장에 200가까운 돈이 들어온다는건 정말 엄청난 sensation(??)이 아닐 수 없다.


'돈'은 곧 '권력'이였다. 지금까지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 남편밖에 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TMI이지만 사실 그동안 마냥 놀았던건 아니고 '공부방', '영업판매'같은 걸을 꾸준히 했었다.)


나도 평소보다 더 '큰 소리'를 내게 되고 남편도 평소 안하던 '깨갱'을 해주는 그런 분위기랄까. 이제 시작한 직장생활 혹시나 때려치우면 안되니 조금은 숙여들어가는 남편이였다.


물론 나는 현재 1년짜리 '계약지'으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1년 이후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직장을 못 다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1년의 시간이 더욱 중요하리라.


앞에서 이야기 했는 남편은 집안일도 육아도 전혀 참여한 적이 없다. (결혼생활 10년)그도 그럴 것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말 여유가 없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남편의 성향 마도 '옛날 아빠'스타일이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처음 하는 맞벌이였기에 남편도 어느정도는 분담해야겠다 마음은 먹은터였다. 하지만 해보지 않은 일이다보니 뭘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한 것 같았다. 나도 역시나 갑자기 뭔가를 많이 시키면 서로 불편할꺼란 생각에 최대한 내가 하면서 하나씩 할 수 있게 토스(?) 해야겠다는 생각이였다.


내가 일찍 퇴근하는 시간도 좀 한 몫했는데 내 퇴근 시간은 4시 반. 집에서 걸어다녀서 바로 집으로 가면 못해도 5시전에는 도착했다. 남편 입장에서는 내가 일찍 집에 항상 있다보니 '집안 일을 할 사람이 있다'라는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먼저 생기는지 의지적으로 주도적으로 스스로 뭔가를 하는 일은 없었다.


다만 '도와달라고 구체적으로'말을 해달라고 했는데 내 입장에서 뭔가를 시키는 것도 불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나 혼자 해왔기에 나에겐 남편이 시키다는게  익숙한 일이 아니였던 것이다. 시키는게 불편해서라도 내가 하고 말지 하고 생각해버리는 편이였다.


문제는 나도 안하던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아침 잠이 많은 내가 새벽 6시에 일어나 업무가 배정되어 바빠지기 시작하니 체력이 도저히 따라주지 않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말 힘든 날은 오히려 가족들이 다있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이였다. 이때 밀린 집안일을 다 해놓아야하고 세끼밥에 중간에 간식까지 차려주어야한다. 가정주부일때야 일도 아닌 일이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한 나도 주말에 쉬고 싶은게 당연지사.하지만 신랑은 설거지는 커녕 밥 먹을 식탁에 수저도 놓을 줄 모르는 사람이였다.


뭐 그걸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동안 너무 안시킨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결혼 처음부터 맞벌이를 한게 아니라 남편이 '연습'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맞벌이'부부라면 누구나 겪게 될 '집안일'의 분배의 문제가 우리에게도 주어지는 순간이였다.


사실 '집안일'은 고사하고 아이와 놀아주는 일도 모두 내 몫이였다. 남편은 보통 토,일 주말 내내 잠을 자는 편이였고 내가 직장을 다닌 후에도 그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늦잠 혹은 낮잠이 필요한 상황이였는데 그것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였다.


아이는 평일에는 겨우 깨워 학교를 보내지만 주말만 되면 새벽같이 일어났다. 잠귀가 밝은 나는 아이가 깨면 같이 깰 수 밖에 없었다. 낮잠이라도 자고 싶은데 남편이 내내 자서 잘 수도 없었다. 자는 사람을 깨우기도 애매하고..


내가 쉴 수 있는 방법은 아이 혼자 티비보게 하거나 게임을 시키는 방법이였다. 하지만 이건 발달이 느린 우리 아이에게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혼자 티비를 보나 게임을 하는 상황에 계속 반복적으로 놓이게 되면 '중독'에 워낙 약해서 쉽게 중독되기도 하고 요즘 미디어와 게임이 워낙 자극적이서 아이의 산만함이 더욱 증가된다. 그리고 심한 경우는 '후천적 자폐'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나 쉬자고 아이 혼자 티비를 보고나 게임을 하게 둘 수는 없는 것이였다. 티비 보기나 게임 하기나 같이 하면서 '소통'하면 아이에게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이런 것마져도나에게 '일'로 느껴지게 되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이다보니 어느날 나는 퇴근하자 말자 침대에 쓰러져 누워버렸다.(그 와중에 저녁 밥상은 차림)내가 그러는 모습을 남편과 아이가 처음 보는지라 상당히 놀란눈치였다.

"아프나?"

"아니..아픈건 아닌데 쉬어야겠어."

놀랍게도 그런 내 모습에 오히려 철이든건 아들이였다. 엄마가 직장생활에서 힘이드느구나 싶었는지 스스로 하는일도 훨씬 잘하고 나에게 하는 서비스(?)도 좋아지고 꽤 잘 도와주었다. 반면에 아무래도 남편하고는 직접 대화를 통해 '협의점(?)"을 찾아봐야할 것 같았다.


어떤 맞벌이 부부에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협의점을 찾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걸렸고 생각보다 각자 입장 차이로 합의점을 맞춰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피소드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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