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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Nov 12. 2024

작은 설레임,적당한 우울


적당한 우울이 좋았다.


그동안 말로만 하던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서,


가끔 누군가와 눈 마주치고 대화할때


뜬금없이 눈물이 나려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거말곤 내게 온 적당한 우울이 좋았다.




내 우울은 뭔가 벽을 넘어 다니는 것 같았다


서로 세계관이 완전 다른 두 세상을 왔다갔다 하는듯,


사실 처음엔 매우 혼란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로지 한 세상속에만 속하고 싶었던  아니였을까 싶다


오직, 내 자신.


내 이름으로 살 수 있는 그 세상


그 세상이 너무 좋아서...



하지만 난 머지않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할까..?


버릴 수 없는 내 세상이 있다는 것을,





또 다른 세상 속의 나는


여자가 되고 싶어했다


그 마음이 사실 제일 우스웠다


여자라니..


그걸 잊고 산지가 십여년이 훨씬 넘었는데.....




혼란 속에서 찾은 답은


두개의 자아를 가지고 자는 것이였다


그렇지않고서야 깊은 우울에 빠질것만 같았다


한 세상의 내 이름은 '엄마'이고 '아내'이고 '며느리'이자 '딸'이였다.


또 다른 한 세상은 오롯이 내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였다.




나는 결국 각기 다른 람인듯 두 세상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어야했다


때론 그 두개의 자아가 뒤엉켜  대혼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그 방법만이 유일히 나를 '적당한'우울로 이끌었다



심장이 자꾸만 두근거렸다


이 두근거림이 무엇인지..아직 알지 못한다


다만 '내 자신'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설레이는게 아닐지 추측할 뿐이다


사실은 전혀 만날일없던 사람들이


'사회인'이라는 소속으로 만나 인연을 만드는것 또한


설레임의 한 부분이리라



작은 설레임과 적당한 우울이


내 마음에 공존한채 살아간다


때론 삶의 활력소가


때론 절망이 되어줄





그리고 또 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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