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지대

그녀의 비밀일기 18편

by Heana

"사랑해"라는 금단의 말을 꺼내놓은 후
오히려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그제서야 이관계를 제대로 볼 용기 의지가 생긴 듯 했다


그 동안 나 조차도 두려워 꺼내지 못한
내 안에서 메아리치던 마음의 소리
가장 어려웠던 '사랑해'란 말을 막상 입밖으로 꺼내고 나니
다른 모든 말들은 오히려 가볍게 느껴지며
드디어 내 마음을 건강하게 꺼내놓을 방법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우리의 관계의 형태도 이름도 현실도 미래도


다만 이제라도 너라는 사람을
이제서라도 우리의 관계를 바로 보는 것이다

그 의식은 나를 찌른다
하지만 그냥 두었다간
나도 모르게 내 깊고 중요한 곳이 다칠뻔 했다

너 내가 너에게만은 약하다고 그렇게 믿고 있지?
사실이기도 한데
나를 소모시키고 나의 존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건
그게 가정이라 해도 손을 놓은 나야
넌 그 사실을 잊으면 안돼

'사랑해'라는 그 말은
너를 떠날수도 놓을 수도 없다는 고백이 아니야
그렇다고 너를 안심시키고 혹은 부담을 주려는 말도 아니였어

이 감정과 행동은 분명히 '사랑'이여야만 했거든 적어도 내겐,

내가 내 스스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려면 말이지


'사랑해'란 말을 던지고 나서야

이제서야 마음을 정리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 같걸까


내 감정을 그렇게 이름 붙이고 나서야

답도 얻을 수 없는 쓸데 없는 혼란대신

이 관계의 실체, 내가 얻고 잃는 것, 내 삶과 미래에 끼칠 영향들 따위를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걸까


우리의 관계는 '좋다' '나쁘다'로 얘기할 수도

'맞다' '틀리다'도 말할 수 없는 그 사이에 있네

혼란스러움은 내 '잘못'이 아닌 누구라도 그러했을 상황이였단거

그러니 더 이상의 '판단'은 이제 의미가 없는 거라고


아마 난 모든 것이 후회일꺼야

아닌줄 알면서도 꽤 긴 시간 끊지 못한 시간도 후회할꺼고

그래도 다시 만난 너인데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한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내 자신도 후회가 될꺼고

그렇기에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후회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나는 이미 너와 '끝'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별'을 마음에 둔채로 관계를 이어가

깊고 깊어서 그렇게 하기엔 너무 아픈데도 나를 지켜야하니 어떻게


정말로 너와 헤어지게 되는게 언제일지는 몰라

그게 생각보다 가까울 수도 있고 아주 멀리 있을 수도 있겠지

난 부디 그 시간이 감당 못하게 길지도 않고

아쉽고 후회되게 짧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너와 이제 습관과 일상처럼 되어버린 그 모든것을

자연스럽게 느슨하게 만들어놓고서

너도 나도 모르게 힘없이 툭 끊어져 버리는

우리는 그렇게 이별해야할 것 같네

내가 가장 맞이하고 싶지 않은 이별중 하나의 방식으로


놓아도 붙들고 있어도 아플 사람

붙든다면 그 내내 아파야 할꺼고

그 상처의 깊이도 깊어져만 가기에

그렇다고 당장 끊는것도 너무 아파서

조금씩 끈을 놓는 그런 이별을 선택야할 것 같애


나는 지금 너를 정리하는게 아니야

'감정의 방'을 '청소'중인거지

청소한다고 다 비운다는 뜻이 아니야

깨끗하게 정리하고 먼지 닦고

제자리에 둘건 두고 비울껀 비우는 것,


'감정의 방'정리중에 깨달은게 하나있어

그래도 널 만나고 실히 하나는 얻었다는 거


이제 너와 다시 이별한 그 이후에는

난 다시는 너를 그리워지 않게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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