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비밀일기 19편
"앞으로 2~3주에 한번만 봤으면 좋겠어."
"내가 누군갈 진지하게 만나고 싶어지면 그땐 이관계는 즉시종료.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그녀의 그말은 '최후통첩'이 아니였다
자신을 지키려는 마지막 발악같은 것이였다
그날따라 익숙해진줄 알았던 그의 체취가 낯설게 느껴졌다
'사랑해'를 대체하는 말 같이 느껴졌던 '자기야'란 호칭마져
마치 급하게 자신을 잡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의 것을 항상 입으로 받아내주길 원했다. 그리고 삼켜주기를
그녀는 그런걸 해본적도 없고 솔직히 원치 않았다. 그가 처음이였다.
한번이 어렵지 두세번은 쉽다고 어떤날은 제법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 밤은 도저히 삼켜지지가 않았다
아직은 그를 만지고 느끼는 그 현실을 오히려 더 체감하려는 듯
그녀의 몸 역시 더 다급해졌다
그를 더 느끼려 애썼고 몸으로나마 그를 붙잡으려했다
[미래도 안보이는데
끝도 안보이는 관계속에 있네
언제쯤인지 오긴오는지
멀게도 가깝게도 느껴지는
나의 사랑
나의 남자
하지만 전혀 내 것이 아닌 사람]
그녀는 고통을 증명으로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가 쏟아낸건 모두 '사랑의 재료'들이 였는데
담아낼 그릇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정성껏 손질해 준비한 재료들이 모두 쏟아져버리지..
['감정'은 사랑이였는데
미래,지속,책임에서는 '사랑'이 아니였어
난 이제 환상을 깨는중이야
사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놓는중이야
그런데 그게 왜 어떤 이별보다 아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이별 앞으로 성큼 다가가 있었다
아직 그와의 관계가 정리된건 아무것도 없는데도 그녀는 아팠다
그의 말이 단지 지금 '현재'에만 머문다는 것
거기에 '의미'의 살을 붙인건 자기 자신이였음을
그의 '보고싶다'는 말도 그녀를 원한다는 고백도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그 모든 발걸음 속에서도
'미래'가 있다는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엔
그 어떤 말도 행동에도 그녀는 동요조차되지 않았다
아직은 그와의 '끝'이 그려지지 않는 그녀였다
그가 놓아줘어야지만 끝이나는 관계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 단순하게 지금 서로 좋고 끌리는 그것만 생각하고 유지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그녀의 방식에 맞지 않았고
그녀를 소모시키는 관계의 유지였다
처음엔 서로가 딱 필요한만큼을 채워주는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모든것이 안정될 수록 그 이상을 원하게 된 것이고
그는 그냥 그대로 유지하길 바랬던 것 뿐이다
그 방향이 이제 달라졌을 뿐이다
그것이 한 사람만 아프게 하고 닳게 한다면 멈춰야하지 않냐는 거지
"아니. 이제 네가 온데도 내가 싫어."
그녀가 잃어가는건 '사랑의 희망'만이 아니였다
그 사람은 사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수도 있다는 판단이였다
옆에 두어도 이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지였다
[이렇게 아픈데..
사랑이..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