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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Oct 22. 2022

[프롤로그] 그 사람과 그 음식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요리들

나는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잘 기억한다. 


어릴 적부터 기억력이 나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누군가가 무얼 좋아하는지를 유난히 더 잘 기억한다. 학창 시절에도 한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가볍게 "난 브로콜리 좋아해"라고 말했는데, 그 사람만 보면 브로콜리가 떠올랐다. 그 정도로 나에게 요리는 누군가를 정의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셈이다. 


나는 지금 박사 후 연구원으로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온 지 어느덧 일 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이 그립다거나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그립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아마도,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 나는 그들이 생각나는 요리들을 해먹은 것 같다. 그렇게 음식과 함께하면, 함께했던 순간들이나 그 사람과의 기억들이 존재함을 느끼며 마음이 편안해지곤 한다. 그렇게 나는 요리를 하면서 나와 함께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다른 공간이지만 함께 살아간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 사람 하면 떠오로는 요리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의 엮어나가는 형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여전히 서툰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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