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프랑스의 한글학교 보조교사가 되다

주말 봉사활동

by 이확위

약 두 달 전 내가 있는 유럽 도시의 한인카페에 한글학교의 유아반 보조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자세한 일이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재밌게 느껴졌다. 한글 이력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조카가 있어서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익숙하다는 점, 요리를 즐겨하기 때문에 각종 문화행사를 잘 도울 수 있음을 어필하며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학교 원장 선생님으로부터 면접을 보자는 연락을 받고 일정을 잡았다. 내가 퇴근한 후에나 시간이 가능하다고 하여, 저녁 6시에 한 카페에서 보기로 하였다. 가보니 바고 근처 대학교의 젊은 학생들로 넘쳐나서 여기가 맞나 머뭇거리며 문 앞에 서성이는데, 전에 한인회에서 만났던 분이 다가왔다. 이 분이 유아반 교사로 일하고 있어서 같이 면접을 보는 거였다. 함께 들어갔더니, 원장선생님은 낮에만 와서 저녁에 이곳이 이런 분위기인지 몰랐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의 젊은 학생들의 활기찬 에너지와는 완전히 다른 나름 진지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딱히 형식이 없었다. 심지어 맥주를 마시며 진행했다. 그저 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거의 두 시간 넘게 계속했던 것 같다. 딱히 문제 있을 만한 사항은 없게 무난하게 면접(이것도 면접인가 싶지만)을 마쳤다고 여겨졌다. 나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쉬었다. 다음날 함께 잘해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인터뷰하면서도 내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었다. 서류상으로 좋게 본 것 같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만 판단하기 위한 자리라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한글학교는 유아반, 어린이반, 중등? 성인반등으로 나뉘어있고, 현재 총학생이 50여 명 된다고 들었다. 많을 때는 70명도 넘었다는데 올해는 조금 적어서 걱정이라고 하였다. 유아반에서 하는 일들에 대한 설명을 유아반 교사님으로부터 들었다. 유아반은 3-7세 미만까지의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고, 일단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주교사분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수준이 조금 다른 아이들을 내가 보살피는 역할인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수업 중 화장실을 가고 싶다면 함께 간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그러니 "교사"라기보다는 "보모"느낌이 좀 더 강한 느낌이었다.


유아반이 있다는 점이 나는 조금 놀라웠던 것 같다. 내가 있는 도시에 한국인 자체가 많지가 않은데, 이렇게 어린 나이 때부터 한글을 가르치려 하려는 부모들이 있어서 어떤 분들인지 궁금했다. 들어보니,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경우, 한 부모만 한국인인 경우와 그 외에 부모 중 한국으로부터 입양된 분인 경우가 주를 이뤘다. 입양아로 자라면서 한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지만, 자기 아이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부르면서, 아이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접하며 자라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참 대단하고 한국인으로 감사하게 느껴졌다. 이런 분들이 찾아오는 곳인 만큼 보조교사로 크게 하는 일을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야겠다 다짐했다. 즐겁고 보람 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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