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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Jul 07. 2023

프랑스에서 나 홀로 푸짐한 한식 술상

파전/두부김치/골뱅이무침 그리고 와인

금요일 퇴근길이었다. 금요일. 불금이 아니겠는가. 술을 신나게 마셔야지 싶은데, 시티 센터 쪽으로 나가도 함께 마실 사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집에서 혼자 마셔야겠다. 프랑스에서는 맥주를 마시러 가거나, 술을 마실 가도 보통 안주 없이 맥주만 마신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지면 뭐 치즈 플레이트라던가, 콜드햄 같은 플래터를 먹거나 (여기는 알자스 지방이라 딱뜨플렁베를 먹는다거나) 하는 정도다. 딱히 안주를 중요시 여기 지도 않고 그냥 술을 마신다. 보통 다들 알아서 술을 마실 거면 뭔가를 집에서 먹고 나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외식이 비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평생을 살다가 이제 프랑스에서 일 년 남짓 산 나로서는 아직도 안주 없는 술상은 허전한 기분이다.


금요일이니까 술상을 차려서 제대로 마셔야겠다 싶었다. 술은 전에 사다둔 와인이 있던 게 생각났고, 와인이지만 한식 메뉴를 곁들여 먹고 싶었다. 퇴근길에 아시아마켓을 들러 한 바퀴 둘러본다. 골뱅이 통조림이 보인다. 골뱅이무침... 그렇다면 약간 한식주점 느낌으로, 파전, 두부김치까지 한 상 차리면 보기도 먹기도 좋을 것 같았다. 식사대용으로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부, 골뱅이 통조림을 사들고 집에 돌아온다.


골뱅이 무침을 위해 재료들이 넉넉하다면 당연히 ' 더 맛있겠지만, 난 주로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하여 양념만 추가하며 버물여주는 편이다. 쪽파(대파가 없으므로)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주고 두꺼운 부분은 얇게 채 썰어준다. 양파도 껍질을 까서 적당한 두께로 채 썰어준다. 나는 생양파나 생마늘을 조금 매워하는 편이다. 양파를 잠시 물에 담가 매운맛이 빠지기를 기다린다. 당근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오늘 채소는 이 정도로만 준비하기로 한다. 다소 빈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보통은 오이를 넣어주는 편인데 오늘은 오이가 없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골뱅이캔을 따고 골뱅이를 건져내어 뜨거운 물에 한번 씻어내 준다. 양념을 만들어야 한다. 양념에 감칠맛 나는 골뱅이 통조림 국물도 조금 넣어줘야 하니 골뱅이를 건져내며 국물을 모두 쏟아버리지는 말아야 한다. 내가 만드는 무침 양념은 거의 모든 요리가 다 비슷하다.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 다진 마늘, 식초. 골뱅이 무침은 이 기본양념에 골뱅이 국물만 살짝 넣어주면 새콤달콤함에 감칠맛까지 터지는 양념이 완성된다. 조금 크다 싶은 골뱅이만 반으로 반절씩 잘라 주고는 준비해 둔 채소와 양념, 골뱅이를 모두 한데 섞어서 버무려 주고 마지막으로 깨를 듬뿍 뿌려 마무리한다.

이제 두부 김치를 만들 차례이다. 먼저 기름을 둘러 준 펜을 김치를 보기 시작한다. 김치가 너무 시다면 약간의 설탕을 넣어진 맛을 잡아 준다. 김치볶음이 완성되면 그 눈물의 두부를 따뜻하게 대쳐 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마지막으로는 구워서 바로 먹어야 바삭 하니 맛있을 파전 차 레이다 양파와 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준다. 부침가루를 붓고 물을 섞어 알맞은 농도로 만들어 준후 서로 전체 좋아 섞어준다. 기름을 넉넉히 둘러 준 팬에 반죽을 듣는다. 잘라 둔 홍 고추를 곳곳에 풀어 주고 평소와 다르게 괜히 계란을 불어 불어줘 본다. 전을 할 때는 꼭 기름을 넉넉히 해서 튀기듯 구워내 줘야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어설프게 기름을 아끼려다 가는 눅눅하니 맛없는 전으로 배를 채우게 될 수 있다. 그러느니 차라리 다른 음식을 먹자.


전까지 부천 애니 모든 요리가 완성되었다. 상위에 완성된 요리들을 차려 주고 와인을 꺼내 온다. 와인을 빼면은 프랑스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금요일밤 한식 술상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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