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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Aug 21. 2023

[프롤로그] 주말에 준비하는 다음 주 식탁

돈과 시간 모두 절약되는 밀프랩

나는 장 보면서 돈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내가 돈이 많거나 여유 있는 건 아니다. 프랑스의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해서 이것저것 구매하더라도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최근에는 작년보다는 물가가 오른 건지 전보다 돈이 더 나왔지만 말이다. 박사 후연구원의 월급은 많지 않지만 내가 장 보는 것 외에는 크게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돈이 부족하다 느낀 적은 없었다. 다만 최근에 여행이나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생각 없이 카드를 계속 긁었다. 통장 잔고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마구 쓴 거다.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잔고를 보니 상황이 좋지 않더라. 지금까지 일주일에 몇 번이고 장을 봤었지만, 조금은 장바구니에서라도 돈을 아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미리 준비해 두는 밀프랩(Meal prep)이다. 한번 장을 보고는 그 재료로 최대한 다음 주를 위한 요리들을 준비해서 낭비하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사는 거다. 처음에는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한 번 이렇게 준비해 보니 내가 지금까지 하루하루 다른 요리들을 해 먹겠다면서 주재료를 사기 위한 장을 너무 자주 봤더라. 밀프랩을 하니 거의 소비가 절반으로 줄었다. 심지어 점심을 캠퍼스 내 식당에서 사 먹지 않고 도시락을 싸가도 먹을게 여전히 남아있더라.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낭비하는 삶을 살았던 건지 조금은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손이 빠른 편이라 금세 몇 가지 요리를 끝내는 편이다. 일주일을 위한 밀프랩을 하기 위해 길어봐야 2시간이다. 이렇게 준비해 두면, 매일 저녁준비가 5분 내로 끝난다. 보통 그저 데우면 끝이니까 말이다. 돈과 시간을 모두 아낄 수 있으면서 계획적인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은 고민했다. 한 주를 위해 미리 요리해도 메뉴 하나하나는 다르니까 평소대로 나의 "나 홀로 식탁" 매거진에 음식 하나씩에 대해 작성하며 글을 써갈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밀프랩을 따로 매거진으로 만들어 글을 발행하면 내가 좀 더 꾸준히 이렇게 절약하는 생활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니 이 시리즈는 나를 위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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