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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Sep 06. 2023

냉동해서 쟁여둔 후, 쉽게 싸가는 라자냐 도시락

소고기가지라자냐와 토마토바질샐러드

얼마 전 돈을 너무 흥청망청 써서 통장 잔고가 서글픈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시기에 돈을 아끼기 위해 주말에 일주일 먹을 것들을 미리 요리해서 저장해 뒀었다. 그때 만들었던 메뉴 중 하나가 소고기가지라자냐이다. 라자냐를 만들어서 냉동해 뒀었는데 다 먹지 못해서 그대로 냉동된 채 먹지 않고 시간만 흘렀다. 친구가 해외로 떠나게 되면서 그전까지 시간을 함께 하고자 도시락을 싸가서 함께 먹으려 했는데, 그냥 내가 도시락을 싸간다고 하면 친구가 불편해할 것 같았다. 그때 냉동실에 얼려진 채 남겨진 라자냐는 좋은 핑계가 되었다.

-나 : 라자냐 만든 게 양이 너무 많은데, 도시락 싸가면 먹을래?

-친구 : 좋아요!


그렇게 다음날 라자냐를 챙겨가려고 생각을 하니, 식단에 채소나 신선한 재료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마침 냉장고에는 사다 놓고 안 먹은 방울토마토와 미니 생모짜렐라치즈가 있었다. 바질 페스토도 있어서 방울토마토 껍질을 벗겨서 바질페스토와 버무리면 간단한 샐러드로 라자냐에 어울리겠다 생각했다. 토마토를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긴다. 그런 후, 생모짜렐라를 듬뿍 다 넣어버리고 다진 양파를 조금 넣어주고 사뒀던 바질페스토를 넣어 모두 한데 섞어준다. 통에 담아주고 위에 샐러드 채소를 얹어준다. 섞어주면 숨이 죽을 까봐 위에 그냥 얹어주고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날 아침 도시락을 챙긴다. 냉동실에서 라자냐 2통을 냉장실에서 샐러드 2통을 꺼낸다. 도시락 가방에 내 수저세트 (지만 포크와 나이프)를 함께 챙겨 담는다. 연구소에 도착해서 카페테리아의 냉장고에 도시락을 넣어 보관한다. 그런 후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기 싫다. 점심시간이 될 무렵 카톡으로 점심 먹을 시간을 맞춰본다. 둘 다 실험을 하다 보니 실험 진행에 따라 약속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약속 시간에 연구소 카페테리아에 도착한다. 친구도 금방 내려온다. 라자냐만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오래 데울 필요도 없다. 냉장고에서 모두 해동이 돼서 최대 2분만 데워도 충분하다. 날씨가 좋아 테라스로 나간다. 친구가 함께 먹을 바게트와 디저트로 먹을 멜론을 챙겨 왔다. 먹기 시작한다. 라자냐는 간단하지만 맛은 좋다. 샐러드는 친구가 가져온 바게트와 함께 먹어도 좋다. 샐러드가 시원한 게 좋다. 샐러드에서 신선한 비타민을 듬뿍 챙기고 바질페스토의 올리브오일로 좋은 기름을 섭취하고 라자냐의 속 소고기로 단백질과 라자냐면으로 탄수화물까지 다 챙긴다. 치즈에 지방과 단백질은 보너스다. 맛에 영양, 그리고 색도 예쁜 점심 도시락이었다.   



쉽지만 맛 있는 소고기가지(버섯) 라자냐 만들기!

먼저 소고기 다짐육을 올리브오일에 볶아준다. 그런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둔 가지를 넣고 함께 볶아주고 토마토소스를 모두 함께 잘 섞어준다. 가지가 약간만 숨이 죽어도 이제 충분하다. (냉장고에 버섯이 남아있어서 버섯도 넣었다.) 라자냐는 오븐에서 최소 40분은 익을 거라서 오븐에서 모든 재료가 충분히 익을 거다. 보통은 리코나치즈를 섞어서 토마토소스 외의 다른 층을 만드는데, 집에 리코타치즈가 없어서 베샤멜소스로 대신했다. 베샤멜은 간단하다. 버터, 밀가루, 우유, 소금, 후추 정도여도 맛은 충분하다. 라자냐팬에 토마토소스를 바닥에 건더기 없이 한번 깔고 그 위에 순서대로 라자냐면 (안 익혀도 어차피 오븐에 들어가면 수분 가득 토마토소스에 의해 다 익음)/토마토소스/베샤멜소스를 얹어주며 층을 만든다. 맨 마지막 층은 라자냐면 위에 토마토소스를 얹고 바로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준다. 그런 후, 팬 윗부분을 알루미늄 포일로 덮어준 후 섭씨 170도 오븐에서 40분, 포일 제거하고 15분 정도 추가로 구워준다. 라자냐를 한 김 식히고 (바로 자르면 다 흘러내리고 층 유지가 안됨) 적당한 크기로 잘라 통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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