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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Sep 11. 2023

라면 사리면으로 라면 끓이기

조금이지만 0.5유로 아끼기

돈을 어떻게 하면 절약할 수 있을 까에 대해 요즘 조금 생각하며 생활하는 중이다. 이미 써버린 돈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기에 최대한 안 쓰는 쪽으로 생활을 해나가려 애쓰고 있다. 장을 볼 때도 전보다는 저렴한 제품들로 대체하려고 하면서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살펴나가는 중이다. 가끔 요리하기 귀찮은 날이면 구비해 둔 인스턴트 라면으로 한 끼니를 해치우기에 항상 인스턴트 라면을 아시아마켓에서 사다 두는 편이다. 라면은 한 개에 대략 1.25유로 정도라 하겠다. 라면을 하나 보는데 옆에 라면사리면이 보이더라. 사리면은 0.75유로 정도더라. 대략 0.5유로가 저렴했다. 그러면 라면 2개면 사리면 3개인 거다. '어?! 라면 국물을 내가 만들어 버릴까?' 하는 생각과 함께, 사리면 한 팩을 들고 왔다.


먼저 집에 있는 인스턴트 라면 한 봉지를 집어 들어 뒷 면의 성분들을 확인한다. 간장, 갈릭파우더, 어니언파우더, 칠리파우더, 후추, 콘시럽 같은 닷맛 류, 이 정도가 기본에 기타 다른 성분들이 추가되는 듯하다.  이제 유튜브로 라면국물을 만든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나보다 먼저 라면 국물 만들기를 시도해 본 선배들을 한 번 참고해 본다. 내가 본 재료들과 넣는 게 비슷하다. 기본 육수를 조미료로 대체하고 거기에 내가 뒷면 성분에서 본 재료들을 넣는 형태와 비슷하다. 내 맘대로 시도해 봐도 될 것 같다.


집에서는 기본 육수로 할 만한 것이 중국집에서 쓰는 치킨파우더와 한식의 고향의 맛이라는 소고기 다시다가 있다. 처음에는 치킨파우더를 사용했다. 물을 냄비에 적당히 붓는다는 게 그만 1 리터를 담고야 말았다. 거기에 재료들을 넣었으니 이건 라면 2개짜리라고 하겠다. (국물만 2인분 만들고 라면은 1개만 넣어도 된다. 나처럼-) 물 1L에 치킨파우더 듬뿍 2스푼, 고춧가루 2스푼, 간장 1스푼, 마늘가루 1스푼, 후추 1/3스푼을 첨가했다. (아 미원을 1/2 스푼 추가해서 넣었다.) 고춧가루가 고운 고춧가루라면 국물이 더 깔끔하겠지만 거친 고춧가루뿐이라 초반에 고춧가루가 둥둥 떠다니더라. 팔팔 끓기 시작하면 라면 사리면을 한 봉지 뜯어 넣는다. 뭔가 고명을 추가해서 먹기 위해 (라면 건더기 스푸가 없으니까) 냉장고에서 내가 좋아하는 숙주를 꺼내서 넣고는 계란을 하나 탁 깨트리고 그 위에 파를 송송 썰어내 준다. 라면을 끓여 맛을 본다. 엇. 제법이다. 맛있다. 성공이다.

오늘은 치킨파우더가 아닌 소고기 다시다로는 어떨지 테스트해 보고자 라면을 끓이며 치킨파우더 대신 소고기 다시다를 넣었다. 지난번과 다르게 보통 라면 물이 500 ml를 냄비에 부었다. 소고기 다시다 크게 1스푼, 고춧가루 1스푼, 간장 1/2, 마늘가루 1/2, 후추 약간을 넣어주고 끓여준다. 숙주를 또 넣고 싶었지만 물러 버려서 버려야 했다. 파를 가위로 잘라 넣고는 계란 하나 깨트려 넣고 마무리하였다. 국물을 맛을 보니 확실히 치킨 기반의 치킨파우더와는 국물이 좀 다르다. 하지만 치킨 파우더를 사용했을 때는 숙주를 넣어서 국물이 조금 바뀌었었기에 그대로 비교는 조금 어렵다. 결론은 뭘 써도 맛은 있다. 라면맛이 거의 어느 정도 비슷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나는 이미 치킨파우더와 소고기 다시다 한 통과 큰 봉지가 각각 집에 있었던 상태다. 그랬기에 라면 사리면만 사 와도 이렇게 라면을 끓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을 조금 아끼자고 라면사리와 치킨파우더나 다시다 한팩을 사는 바보 같은 소비는 하지 말자.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게 바로 그런 상태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혹시나 다시마나 치킨파우더를 사서 너무 많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라면국물을 끓여보라 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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