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가 많진 않지만, SNS로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한다면 열심히 한다하겠다. 나는 내가 프랑스에 와서 해 먹은 요리들만 포스팅한다. 나의 자잘한 일상이나 나의 생각들은 스토리로만 남기곤 하는데, 내 생각대로 올리는 글들을 보기 싫다면 클릭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선택지를 주기 위해서이다.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내 SNS를 찾는 건 아니지만, 프랑스에 와서 알게 된 연구실 동료들이나 한글학교 생활을 하며 나를 알게 된 프랑스인들이 나를 팔로우하고 있다. 처음 SNS를 쓸 때는 영어 작문 향상을 위해서 영어로 쓰곤 했지만, 지금은 그들을 위해서 영어로 포스팅을 하고 있다. 결국 나를 찾는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어차피 내 영어는 어려운 영어가 아니다.)
주로 내가 일상에서 경험한 일들이나 순간순간의 내 생각들을 스토리에 올리는데, 종종 한국 문화에 관한 것들을 올리곤 한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프랑스인이 내게 직접 키운 깻잎을 줬다. 그 친구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깻잎으로 장아찌 담는 법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깻잎장아찌 만드는 법을 스토리로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한국의 깻잎 논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직접 깻잎을 한 장 떼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면서, 왜 이런 논쟁이 있는지 설명하는 글을 썼다. 한국 문화를 널리 전파하겠어!라는 큰 뜻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나를 알고 내 SNS를 보는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되면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있기도 하고 말이다.)
한동안 써오던 브런치 매거진 제목을 "한국을 떠나니 한국인이 되었다"였다. 한국에 있을 때는 대다수인 한국인이기에 내가 스스로 한국인임을 크게 의식하고 생활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외국에 나와보니,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나를 설명할 때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이름과 한국에서 왔다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더라. 경험해 보니,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은 내가 온 한국에 대해서 궁금해하더라. 나에게 관심이 없는 이들은 한국에 대한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에게 한국에 대해 더 알려주면서 나를 알리는 거다. 그러니 나를 알려는 이들에게 한국에 대해 알려주는 게 어찌 보면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