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후, 스트라스부르에서 12년째 살고 있는 한인 한 분을 만나 나의 시리즈물 “보통 사람 인터뷰”를 위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면서 나에 대한 얘길 해주셨는데, 나를 처음 봤을 때 첫인상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는 알지만, 일단 누군가를 처음 보게 되면 각자 이런 사람인가? 하는 생각정도는 하기 마련이다. 이 분도 나를 보고 그랬다고 한다. 표정이 없고, 말도 없어서 처음에 약간 ‘곰’ 같은 사람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번에 봤을 때는 말도 전보다 잘하고 조금 달라서 ‘응? 내가 생각했던 느낌이 아니네’라고 했다. 그런 후, 내가 나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자기에 대해서도 할 얘긴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글학교 학부모가 옆집에 살고 있어서, 그분과도 얘길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내가 그 집 아이를 한글학교 유아반에서 가르치고 있는데, 처음 봤을 때는 인사를 해도 내가 반응이 딱히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표정이랑 반응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그다음에 봤을 땐, 그 집 아이에 대해 “XX가 이랬어요. 저랬어요.”라면서 막 얘기를 해줬다는 거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와는 다르네’라고 생각했단 얘기를 그 분과도 나눴다는 거다.
그래서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사람들을 처음 만날 때 어떻게 대했는가에 대해 좀 생각해 봤다. 생각해보다 내가 내린 결론은 아마, 이 두 분이 나를 처음 만났을 때 반응도 표정도 없던 시기의 나는 아마 에너지가 넘치는 날이기보다 조금은 우울감이 있던 날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 날에는 말도 더 없어지고, 바깥일에 대해 반응도 잘 안 하는 편이다. 그러니 당연히 표정도 많이 없다. (원래도 그다지 표정이 풍부한 사람은 아니다.) 베스트셀러였던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살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이런 나의 상태가 밖으로 고스란히 다 드러나는 생활을 해왔던 거다. 여전히 삶에서 고쳐나가야 할 점이 더 많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했다. 아무리 내가 컨디션이 안 좋고 우울함이 있다한들, 내게 말을 걸어주고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런 나의 감정에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니 최대한 애써서라도 언제나 사회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게 함께 사는 사회니까 말이다.
예전보다는 나 자신이 사회화가 많이 되었다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더 애써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