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확위 Nov 20. 2023

무료 온라인 한국어 클래스를 진행하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한글학교에서 유아반 보조교사로 매주 토요일 일을 시작한 후, 이런저런 아뜰리에 제안을 했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쉽게 지루함을 느끼기에 보통의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거다. 처음 시작은 쿠킹클래스였고, 쿠킹클래스는 잘되어 지난 9월부터 정기적으로 매달 한 번씩 진행하게 되었다. 쿠킹 다음은 한국 드라마로 배우는 한국문화 클래스였다. 외국인들이 낯설어할 만한 한국 문화가 나오는 드라마 장면들을 편집하여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고, 이걸 함께 보며 한국 문화를 배우는 클래스다. 그 이후 또 새로 시작한 것이 한국어 회화 클래스다. 스피킹을 더 연습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추가 특별 수업 같은 것을 준비하고 싶었다. 교장선생님에게 제안하니 첫 한 달을 무료로 진행해 보고 그 이후, 11월부터 유료로 진행하자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첫 무료 클래스를 홍보했다. 예상보다 신청자가 적었다. 3명이 왔다. 2주 뒤에 한 두 번째에는 4명이 왔다. 그러다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해보면 어떨까 했더니 신청은 3명이 하고 실제로 나타난 건 한 명이었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 내 것이 온라인 클래스였다. 나는 이런 수업을 하는 경험자체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돈은 크게 중요치 않았다. 한글학교에는 이런 무료 클래스는 일종의 홍보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나의 무료 클래스 목적은 무료 클래스에서 유료로 진행할 스피킹 클래스를 홍보하여 그쪽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었다. 그렇게 무료 온라인 클래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테마는 "여행한국어"로 잡았다. 한국에 여행을 가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들을 위한 여행 한국어를 하고 싶었다.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인스타그램 한글학교 계정에서 홍보를 했다. 무료 클래스라 그런지 신청자가 제법 모였다. 10명이었다. 지금까지 아뜰리에 중 최다 인원이었다. 보통 한글학교 수업, 아뜰리에는 모두 주말에 이뤄지는 데, 이 무료 온라인 클래스는 평일인 수요일 저녁에 진행하였다. 어차피 보통 다들 그 시간에는 집에 있으니 수업에 참여하기 좋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신청은 하고 안 나타날까 걱정했건만 모두 참석해 주었다. 온라인 클래스라서 그런지, 소극적인 분들은 카메라와 스피커를 모두 끄고 참여하였고, 일부 적극적인 분들이 카메라, 스피커를 모두 켜놓고 내가 하는 것들을 따라 하며 진행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 반 수업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인스타그램에 댓글로 "이 선생님 정말 좋아요!"와 같은 후기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디엠으로도 고맙다는 인사들을 많이 받았다. 뿌듯했다

그다음 주에서 두 번째 여행한국어를 진행하였는데,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왜 그런지 수업 후에 알아보니, 페이스북 댓글에서 수업은 좋으나 초보를 위한 수업은 아니란 것이었다. 아무래도 첫 수업에서 초보자분들이 어려워서 두 번째 수업을 신청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초보를 위한 무료수업을 따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여행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다음 주에는 초보를 위한 패턴한국어와 필수표현들에 대해 배울 거라며 홍보를 했다.


그렇게 세 번째 무료 온라인 한국어 수업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패턴한국어로 예를 들어, -입니다/ -아닙니다/- 어디입니까?/-무엇입니까? 와 같은 패턴들에 단어들을 넣어서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준비를 했다. 추가적으로 Must-Know expression과 같이 꼭 알아야 할 필수 한국어 표현들도 정리하였다. 그렇게 수업을 준비하고 신청자가 많기를 기대해 보았다. 그 결과, 9명의 신청자가 모였다. 수업에서는 모두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중간중간 앞에서 한 내용들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꼭 외워야 할 문장들을 요약해 주면서 수업을 했다.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다른 도시에서 신청한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트라스부르뿐만이 아니라 리옹, 릴, 심지어 벨기에 사람도 있었다. 기뻤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서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원래 목적이던 오프라인 스피킹 유료 수업 홍보로는 잘 이끌어지지 않았다. 유료수업을 홍보했지만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요즘 물가도 오르고, 겨울이 돼 가고 난방비도 들 거고, 사람들의 소비가 많아질 시기라서 그런지 모두 지갑을 닫아버린 느낌이었다. 돈을 정말 안 쓰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이들에게 한국어는 대부분 필수가 아닌 선택이지 않은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이 온라인 무료 클래스를 즐겁게 하고 있다는 거다. 봉사하는 기분으로 한국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데서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아마도 한동안은 이 무료 온라인 클래스를 계속 진행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양념치킨 클래스: 프랑스인들에게 K-치킨 선보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