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 한국인들과 코리안바비큐!

2023년 2월 4일

by 이확위

한글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이 집에 그릴이 있다며 고기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모두 좋다며 동의했고 그렇게 약속이 잡혔다. 날짜는 한글학교 수업이 끝난 토요일 오후였다. 한국에서와 다른 점이라면, 자기가 먹고 싶은 고기를 자기가 사가는 거다. 여기서 몇 번의 모임을 가졌는데, 완전히 초대해서 다 차려주는 밥상이 아니고서는 각자 자기가 먹을 것을 챙겨가는 형태이다. (음료까지) 물론 그렇게 가져가서 ‘이건 내가 가져왔으니까 나만 먹는 거’라는 건 아니다. 일단 가져온 후에는 다 같이 나눠먹는 형태이니 일종의 포트럭과 유사한 형태라 하겠다.


한글학교에서 일정을 마치고 집에 갔다가 시간에 맞춰 시내로 다시 나왔다. 마트에 들러서 미리 고기를 샀어야 했는데, 게을러서 쉬다 오느라 고기를 못 샀다. 지인네 집 근처 동네 작은 마트에 들어갔다. 고기 선택폭이 좁았다. 고민을 하다가 아무래도 다들 삼겹살을 많이 사 올 듯싶어, 소고기 한 덩어리를 선택한다. 함께 구워 먹을 채소로 파프리카도 선택해서 함께 산다. 그렇게 먹을 것을 챙겨서 지인 집으로 향한다. 벨을 누르고 문이 열려 위로 올라간다. 시내 중심가에 집이 있으니 조금은 소란스럽기도 하겠지만, 바로 근처에 가게들이 많이 편할 것 같았다. 나도 이사하고 싶다…


다른 분들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가져온 고기들을 꺼내는데, 5명 중 세 명이 삼겹살을 사 왔다. 심지어 어떤 분은 삼겹살이 안 보여 마트를 세 곳이나 돌아다녔다고 했다. 아 우리는 역시 한국인인 거다. 바비큐는 역시 삼겹살이지.

한 분이 애피타이저처럼 먹자며 새우를 사 왔다. 익혀진 새우라서 그릴 위에 얹어 살짝 데우기만 하고는 새우를 까먹었다. 새우를 먹고는 그릴을 한번 닦아내고, 먼저 내가 사 온 소고기를 먼저 얹는다. 버섯 가져온 분도 있고 가지를 가져온 사람도 있어서 채소들도 준비해서 한쪽에 잘 정렬해 함께 굽는다. 소고기로 깔끔하게 시작한 후, 본격적인 바비큐 타임이다. 삼겹살을 구울 차례이다. 냄새부터 다르다. 고소함이 집안 가득 퍼지기 시작한다. 이 냄새 어쩌나 살짝 걱정되긴 했으니 내 집 아니다. 그냥 무심하게 맛있게 먹기로 한다. 삼겹살을 잘 구우며 먹는다. 상추도 있어서 싸 먹기도 한다. 그러다 누군가 깻잎 얘기를 했다. 자기는 깻잎 싸 먹길 좋아하는데, 프랑스에서는 깻잎 구하기 어려우니 너무 아쉽다고. 그러자 우리 호스트가 자기가 키운 깻잎이 몇 장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맛보게 조금 나눠주는 거다! (천사인가?) 그렇게 아주 작은 깻잎 두장을 건네받았다. 한국을 떠나고 이제 일 년 남짓. 프랑스에서 맛보는 첫 깻잎이다. 깻잎에 삼겹살을 싸서 먹으니 그 맛이 훌륭하다. 두 개뿐이라 너무 아쉬울 뿐이었다. 그렇게 와인도 곁들여 먹으며 삼겹살을 먹는다. 엄청 배부른데도 아직도 삼겹살이 남아있었다. 계속해서 구워 먹었지만 우린 결국 삼겹살을 모두 끝내지 못했다…

그릴에 구워 먹는 삼겹살만으로 기분 좋을 일인데, 한국인들과 편안하게 한국어로 대화하여 고기를 먹으니 맘도 편하고 훨씬 즐거웠다. 해외에 나오기 전에는 해외에 나가서 왜 한국인을 만나냐, 현지 사람들과 어울려야지-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내가 언어가 완전하다면 아마도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문제가 없을 거다. 하지만 언어장벽이 조금 있다 보니, 한국인들과 어울리는 것만큼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한국어로 둘러싸일 때의 편안함과 따뜻함이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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