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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05. 2022

감자전과 팔운동

직접 강판에 갈아서 만드는 감자전

감자전은 노동이다. 아니 운동이라고 하자. 난 살은 있으나 근육은 적어서 힘이 약한 편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감자전은 믹서기가 아닌 강판에 갈아야 맛있다고 말씀하셨다. 어쩌면 엄마에게 세뇌가 된 걸지도 모르겠다. 난 감자전은 꼭 강판에 갈아서 만든다. 강판에 감자를 한 두 개 갈면 어렵지 않겠지만 만들어보면 알겠지만 감자 한두 개로는 감자전 한 장 제대로 구울 양도 나오지 않는다. 적어도 감자 네 개 정도는 갈아줘야 혼자 제법 먹을 양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감자칼이 있었는데 여기서 아직도 사지 않았다. 칼 쓰는 건 자신 있는 편이라 쓸데없이 칼질로 감자를 시간 들여 깎는다. 그런 후 강판에 열심히 갈아준다. 하나도 채 못 갈고 팔이 아프기 시작한다. 바삭한 감자전을 생각하며 힘을 낸다. 마지막 자투리는 그냥 버리는 편이다. 아니면 남겨뒀다 된장찌개나 카레 같은데 넣어 사용하자. 괜히 무리하다 손까지 갈아버리면 감자전 만드는 보람이 없다. 건강이 최고!


감자가 다 갈아지면 감자를 면포 같은 것으로 꾹 짜서 건더기만 건져내야 하는데 면포가 없으면 가는 체에 걸러줘도 된다. 손으로 꾹꾹 눌러 물기를 빼준다. 그렇게 빼낸 수분은 잠시 놔둔다. 잠시 딴짓하다가 온다. 유튜브로 영상 한두 개 보자. 그러면 전분이 가라앉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수분만 조심히 따라내고 가라앉은 전분을 감자 찌꺼기와 함께 섞어준다. 소금 간을 해준다.



전을 해보면 알겠지만 기름은 무조건 넉넉히 해야 한다. 기름을 아껴 쓰거나 살이 찔까 걱정된다거나 하면 그냥 전을 먹지 말자. 넉넉한 기름이 달궈지면 감자 반죽을 원하는 크기가 나올 만큼 팬에 얹어서 납작하게 눌러 펴준다. 치이익 소리가 벌써부터 맛있다. 나는 바삭한 바깥 부분이 좋아서 감자전을 작게 부치는  좋아한다. 양쪽  바삭하게 구워지면 감자전 완성이다. 바삭함이 사라지기  서둘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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