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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7시간전

2시간에 10가지 요리로 다음 주를 준비하다

요리하는 걸 귀찮아하지는 않지만 점심, 저녁 도시락을 싸서 다니려니 미리 요리를 해야겠다 싶었다. 요즘은 2주에 한 번씩 채소박스가 배달이 오고, 그 외의 것들은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고나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여 배송받곤 한다. 혼자 사는 집이라 냉장고가 작아서 많이 쟁여두지는 못하고 필요한 정도의 재료들만 채워두고 요리를 하곤 한다. 어느 주말, 갑자기 요리를 하고 싶었다. 냉장고를 뒤지고는 지금 바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나 살펴본다. 별로 있는 재료가 많지 않다.

쪽파, 얼갈이배추, 부추, 깻잎순, 돼지고기슬라이스, 콩나물, 마늘종, 호박잎, 양배추...


머릿속으로 가능한 메뉴들을 생각해 본다. 쪽파가 있으니... 파김치를 담글 수 있다. 얼갈이배추로 겉절이를 하자. 부추가 있으니 부추김치를 하면 김치만 3종이 된다. 돼지고기 슬라이스로 간장양념에 고기를 하나 재워두고, 일부는 콩불을 만들자. 콩나물도 넣고, 깻잎순까지 넣으면 더 맛있을 거다. 고기 요리 2종이 금세 될 거다. 여기에 마늘종이 있으니 마늘종을 조리고, 마늘종과 돼지고기를 다져서 함께 볶아도 반찬이나 덮밥으로 먹기 좋은 요리가 될 것이다. 그다음 호박잎과 양배추를 미리 쪄서 준비해 두면 어떨까. 그러면,  파김치, 얼갈이배추김치, 부추김치, 호박잎쌈, 양배추쌈, 콩불, 돼지불고기, 마늘종조림, 마늘종돼지고기볶음, 그리고 된장찌개. 총 10가지 메뉴가 가능할 것 같다. 머릿속으로 요리할 것들의 계획을 세우고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요리하기 시작한다. 나는 손이 제법 빠른 편이라 동시에 여러 가지를 요리해서 금세 해치우는 편이다. 지금 사는 집은 작은 원룸이라 인덕션이 2구뿐이라 요리하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다. 4 구정도는 있어서 더 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데 말이다.


먼저 찹쌀풀을 만들어서 파김치, 얼갈이배추겉절이, 부추김치를 만든다. 모두 절여둘 필요가 없으니 금세 만드는 김치들이다. 이제 돼지고기를 재워두자.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간장, 설탕, 후추, 다진 마늘 등을 넣고, 미리 당근과 채소도 썰어 넣어 돼지불고기를 재워둔다. 그런 후, 일부 돼지는 잘라서 콩나물을 먼저 깔아 둔 팬 위에 고기를 얹고 양념을 만든다.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 다진 마늘, 후추. 양파와 파도 함께 썰어서 잘 볶아준다. 콩나물에서 물이 나온다. 마지막에 냉장고에 안 먹어 남아있는 깻잎순을 대강 잘라 넣어 콩나물불고기를 완성해 낸다. 김치와 고기요리가 마무리 됐다.

냉장고에서 기다란 마늘종을 꺼낸다. 손가락 길이로 잘라주고는 먼저 끓는 물에 데치다가 물을 버리고 간장, 설탕, 물, 고춧가루를 넣어  조려 내준다. 마지막에 참기름도 살짝 넣어준다. 그런 다음 팬을 설거지하고, 남은 돼지고기를 다지고, 남겨둔 마늘종을 쫑쫑 썰어내 준다. 그런 후 기름을 둘러주고는 모두 함께 볶는다. 간장, 설탕, 굴소스를 넣어 볶아주다가 살짝 물을 넣고 푹 익혀내 준다. 이러면 밥 위에 덮밥으로 훌륭한 마늘종 돼지고기볶음이 완성된다. 마늘종 요리 2가지도 끝났다.

냄비 두 개를 인덕션 위에 올린다. 하나는 고기를 볶다가 된장을 넣어 함께 볶고 물을 부어준다. 된장찌개를 끓인다. 냉장고 속 채소들 버섯, 양파, 호박 등을 모두 썰어 넣고는 끓여준다. 개인적으로 된장찌개에 고춧가루 한 스푼 넣어 칼칼하게 끓여내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냄비에는 찜기를 올리고는 양배추와 호박잎을 쪄낸다. 호박잎은 줄기의 거친 심지(?)를 쭉 잡아 뜯어 제거해줘야 한다. 호박잎의 줄기가 거친 게 손에 닿는 느낌이 기분 나쁘다. 하지만 맛있게 먹기 위해 참고 정리한다. 호박잎, 양배추를 모두 쪄내어 쌈 재료도 완성되고 된장찌개도 잘 끓여졌다. 2시간 동안, 10가지 요리가 완성되었다.

냉장고에 만든 반찬들을 모두 가득 채워두니 뿌듯했다 다. 아직 먹지 않았지만 바라만 봐도 이미 배가 부른 기분이었다. 냉장고도 채우고, 좋아하는 요리를 두 시간 꽉꽉 채워하고 나니 스트레스도 풀려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요리는 역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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