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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Oct 27. 2024

"꿈"을 꾸는 이상주의자

[명사]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나는 내가 상당한 현실주의자라 생각했었다. 새로운 도전을 싫어하고, 안정적인 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살다 보니, 나는 반복되는 현실 속 안정감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이더라.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도전하길 바라는 사람이더라. 다만 내가 사람과의 관계를 새로 맺는데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새로운 곳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뿐이지, 나는 새로움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사람이더라. 그래서인지 나는 "꿈"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고, "꿈"이란 말을 좋아한다. 


대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과거형인 것은 여전히 친구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의 교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손꼽히게 똑똑한 사람이었다. 머리가 좋았다. 모든 시험에 최적화된 인간 같았다. 그 친구만큼 예상문제를 잘 추려내는 사람을 보질 못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사교적이며 모든 이들과 친했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학업에도 충실해서 매번 꾸준히 좋은 학점을 받았었다. 그 친구에게 너는 꿈이 뭐냐는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그저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당구장 하나를 차려서 친구들이 놀러 오는 곳이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 친구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게 다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당시의 나는 그 친구의 "꿈"을 내 기준을 평가했던 것 같다. 지금 그 친구의 삶을 보면, 그저 나와 그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친구는 안정적인 생활 속에서 가정을 꾸리며 그 안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더라. 


나는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네 꿈은 뭐야?"와 같은 미래의 꿈에 대한 질문을 친구들에게 많이 했었다. 무언가를 꿈꾼다는 게 내게는 당연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나라는 사람에게 만족감을 쉽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것을 바라며 "꿈"이란 것을 꾸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꿈"이란 것이 무슨 "난 노벨상을 타야지"와 같은 거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게는 그저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를 바라는 것을 말한다. 지금보다는 나은 나 자신, 그런 삶 말이다. 이미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게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쉽게 만족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지금의 상태에 만족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만족감이란 현실에 안주하고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정체를 의미하기에 무언가에 만족한다는 것은 나를 두렵게 만든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다. 


내가 종종 되뇌는 말이 있다.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인데, "나는 매일매일 발전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라는 말이다. 종종 이렇게 계속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란 생각으로 나 자신을 압박하기 때문에 나는 편안함이나 안정감을 느끼기 어렵다. 그렇기에 내 삶에서 많은 불안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항상 지금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바라고 꿈꾸며 살아왔기에 우울과 불안과 싸우면서도 지금 정도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났던 연인들은 주로 내게 안정감을 주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크게 바라는 무언가가 없었다. 어느 정도 물욕은 있었지만, 삶에서 무언가를 바라는 게 없어 보였다. 그게 불안하던 내게 안정감을 주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어떻게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함없는 삶이 지루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꿈을 꾸지 않는 현실주의자가 내게는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이렇게 "꿈"을 꾸며 나중을 위해 살아가는 나는 나의 지난 연인들처럼 현실에 만족하거나 안정감을 느끼는 삶을 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꿈을 꾸며 발전하는 것이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이며 나를 나은 나로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꿈을 꾸는 이상주의자로 살아간다. 


나는 무엇을 "꿈" 꾸는가

- 연구자로 원하는 분야의 연구를 하며 살아가고 싶다.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논문을 내고 싶다.)

- 주변의 가족, 친구들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는 커다란 식탁이 있는 집을 꿈꾼다.

- 나이를 먹더라도 새로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유연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 능숙하게 영어를 하고, 그 외에 하나 쯤은 또다른 외국어를 하며 세계 속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 한국 문화에 대해 컨텐츠를 제작하여 한국에 관심있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 언젠가 언니와 함께 조그만 식당을 차려, 매일 신선한 재료로 하고 싶은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 

- 베이스 기타로,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연주를 하고 싶다. 

- 주변 소중한 이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싶다.

- 수영, 스키, 테니스, 클라이밍을 배워서 스포츠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

- 소설을 출간한 작가가 되고 싶다. 

- 언제나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고 싶다.

- 어머니와 로마, 바티칸 여행을 가고 싶다.

- 언니와 함께 미식여행을 떠나고 싶다.

- 열정을 현실로 만들 체력을 지닌 사람이고 싶다.

- 계속해서 꿈을 꾸는 사람이고 싶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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