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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Nov 12. 2022

소스로 완성되는 꼬마김밥

디종 머스터드로 겨자소스를

꼬마김밥은 겨자소스가 완성시킨다고 생각한다. 소스와 김밥이 한 몸이라는 거다. 얼마 전 이 도시에서 하는 테니스 경기의 티켓을 예매해뒀다. 처음으로 가는 실제 테니스 경기였다. 경기장 안에서 뭘 먹는지 먹는 걸 파는지 알 수가 없어서 도시락을 싸 보기로 맘먹었다. 피크닉 느낌으로 김밥을 싸려다가 평소와 조금 다르게 꼬마김밥을 해보기로 한다.


아시아 마켓에서 김밥을 해 먹으려고 사뒀던 단무지를 꺼내고, 김도 준비한다. 꼬마김밥을 위해서는 한 장의 김을 네 등분 해준다. 밥을 새로 하고 뜨끈한 밥을 떠 담아 참기름 가득, 소금을 뿌려 간을 해준다. 색색이 예쁘도록 단무지 외에도 당근을 채 썰어 볶아내 준다. 냉장고에 있던 시금치를 무쳐 초록색도 더해본다. 재료는 모두 준비됐다. 꼬마김밥은 간단하다. 밥을 얹고 최소한의 재료들을 얹어주고 손으로 돌돌 말아주면 끝이다.


처음에는 소스 없이 김밥만 챙기려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꼬마김밥에 겨자소스가 없다니 점심시간에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냉장고에 있던 디종 머스터드를 꺼내본다. 지금까지 겨자소스를 항상 한국 연겨자를 사용했던지라 어떨지 조금 확신이 없었다. 디종 머스터드를 푹 뜨고 약간의 간장, 식초, 설탕을 넣어 섞고 물을 조금조금 넣고 잘 섞어준다. 살짝 찍어 맛을 본다. 너무 맛있다. 연겨자를 쓸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 앞으로는 연겨자가 있어도 디종 머스터드를 쓸 것 같다. 성공한 소스를 소스통에 담아 챙겨 도시락을 마무리한다.


테니스장에 도착한다. 같이 보기로 한 한국인 동료가 온다. 인사를 하고 내가 도시락을 싸왔다고 한다. 좋아해 줬다. 경기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먼저 도시락을 먹기로 한다. 조금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김밥을 꺼낸다. 우와하는 환호성이 나온다. 피크닉 같다. 푸른 잔디밭과 맑은 하늘, 그리고 맛있는 꼬마김밥과 겨자소스가 하나가 되어 이 날 하루를 기분 좋게 해 주었다.




+테니스는 실제로 보니 훨씬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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