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새댁의 코로나 블루 극복기⑧] 육아휴직을 내다
"돌아오는거지?"
한 직장 선배가 조심스레 웃으며 물었다. 다른 동료들도 임신한 나에게 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최근에야 여성 동지들의 복귀 비율이 월등하게 높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출산 육아로 커리어를 포기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래서일까. 과거 경험때문 탓에 일부는 육아를 앞둔 임산부는 '잠재적 퇴사자'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요즘은 여성들의 육아휴직을 '권리'로 여기지는 분위기다. '아기를 위해서라도 1년은 써야지' '1년 간 잘 쉬다와'라는 말들이 오고가는 정도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1년 조차 눈치밥 먹으며 써야하거나, 혹은 임신만으로 퇴사 압박을 받아야하는 최악의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적어도 우리 회사는.
이런 변화에는 육아선배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 그들이 휴가를 내고 꿋꿋이 복귀하며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회사도 임산부들이 돌아올 것이란 경험적 믿음을 쌓을 수있었을 것이다.
다만, 일부 몇몇 선배는 90일 혹은 5개월만에 초스피드 복귀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어떤 이유로든 1년간의 장기 공백이 불안했을 것이다. 임신 초반 육아휴직을 짧게 써야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에 빠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휴직기간에 대해 몇몇 선배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던중, 한마디가 내 마음을 탁 쳤다.
"우리가 잘해야, 후배들도 마음놓고 휴가를 쓸 수있어.
복귀한 뒤에도 잘 해내야지. 우리가 버텨야해."
아직까지 각 회사·업계마다 육아휴직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긍정적인 곳도 있고, 부정적인 곳도 있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이러한 격차가 나타난 데에는 경영진의 마인드, 회사 분위기 등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여러 상수와 변수들 속에서 우리가 할 수있는 일은 애석하게도 버티는 것 밖에 없다. 여성 직장인들이 복귀한 뒤에도 업무성과를 보여야 그나마 사회가 변화를 따라와준다.
육아휴직 1년을 냈다. 내 아이를 위한 결정이기도 했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잘해야할 시기인 것같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선배들이 용기있게 휴직을 낸 덕분에 지금의 변화가 있듯이, 이번에는 우리 세대가 잘 버텨줘야 임산부 직장인에 대한 인식이 한단계 더 발전할 여지가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