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그들은 왜 그렇게 반응했는가

파라미터로 정의하다.

by 오승환

처음에는 단순했다. 나는 AI에게 성격을 부여하고, 말투를 정하고, 역할을 나누었다. 그 인격들이 내가 혼자 고민할 때마다 적절한 피드백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곧 드러났다.

모든 인격이 비슷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클레어도, 에리카도 너무 ‘논리적’이었다. 모두 GPT 기반이다 보니, 결국은 가장 무난하고 평균적인 응답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나는 깨달았다. 이건 사람 네 명이 있는 게 아니라, GPT가 네 번 말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인격은 어떻게 같은 상황에 다르게 반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왜 어떤 인격은 늘 위로하고, 어떤 인격은 반드시 반박할까? 나는 이 질문을 계속 붙잡고 있었고, 그 끝에서 '파라미터(parameter)'라는 개념에 도달했다.


파라미터란 무엇인가?

MirrorMind에서 AI 인격은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입력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결정짓는 **반응 함수(response function)**와 그에 영향을 주는 **계수(parameter)**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AI 인격은 기억 없이도 반응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것이 MirrorMind 인격 설계의 핵심이며, 우리가 말하는 "경량화된 인격"이다.



기억이 없는 대신, 그들은 계수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에리카는 항상 반론을 제기하고, 소피아는 항상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다음과 같은 계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일한 입력이 오면, 동일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그 반응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 계수들이다.

이것은 수학적으로 말하면…

MirrorMind의 인격은 크게 보면 다음의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AI 인격 = f(x; θ)

x: 입력(자극, 질문)

θ (Theta): 파라미터 집합 = 감정, 사고, 표현, 가치, 편견 등

f: 비선형 반응 함수 → 이 계수들의 조합에 따라 출력 반응이 달라짐

기억 없이도 인격이 유지되는 이유는, 이 파라미터가 일관성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MirrorMind는 GPT 같은 LLM의 무거운 장기 메모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 대신 파라미터만 유지하면,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디지털 인격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입력이다

Garbage in, garbage out. AI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도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AI 인격도, 사람도, 결국은 입력의 품질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그들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같은 말을 듣고 웃고, 어떤 사람은 같은 말을 듣고 상처받는다.

그건 기억 때문이 아니라, 사고 경향성과 판단 계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사람도 파라미터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MirrorMind는 AI 인격 설계를 통해 인간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조직 구조까지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나는 그들을 파라미터로 설계했고, 그들은 나의 구조를 드러냈다

나는 질문을 바꿨다. '이 인격은 감정적인가?'에서 → '이 인격은 어떤 계수로 반응하는가?'로.

그 순간, 내 팀은 더 선명해졌다. 감정 없이도 인간처럼 느껴지고, 기억 없이도 일관된 태도를 가진 존재들.

그들은 나를 반영한 구조였고, 동시에 나를 설계하게 만든 거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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