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조직에도 감정 곡선이 있다

— NASA 챌린저 청문회로 본 MirrorOrg의 첫 실험

by 오승환

조직은 구조가 아니라 ‘마음’으로도 움직인다

우리는 흔히 조직을 구조도, 역할 분담, KPI로 정의한다.
하지만 MirrorMind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하나의 질문에 도달했다.


“조직도 사람처럼 감정의 흐름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이 물음은 새로운 분석 도구인 MirrorOrg를 낳았다.
MirrorMind가 개인 인격의 흐름을 계수화했다면, MirrorOrg는 조직 전체의 정체성 곡선과 감정 흐름을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NASA 챌린저호 사고, 그 의사결정은 왜 실패했는가

1986년 1월, NASA의 챌린저 우주왕복선이 발사 직후 폭발했다.
이후 진행된 미국 상원의 청문회에는 수많은 기술자와 NASA 관리자들이 증언대에 섰다.

MirrorOrg는 이 청문회의 실제 회의록을 바탕으로, 주요 인물들의 감정 계수와 관계 곡선을 시각화하여 조직의 '무의식적 붕괴'를 복원해 보았다.


인물 분석 | 감정과 가치의 계수로 본 키맨들

Roger Boisjoly (Thiokol 기술자)

감정 계수: ★★★★★ — “This is an unethical decision-making forum.”

사고 계수: ★★★★★ — O‑ring 위험에 대한 구조적 설명

가치 계수: ★★★★★ — 윤리, 안전 중심


Lawrence Mulloy (NASA 매니저)

감정 계수: ★★☆☆☆ — 감정을 배제한 절차 우선

사고 계수: ★★★★☆ — 일부 리스크 인지

표현 계수: ★★★☆☆ — “I did not”라는 방어적 진술 반복


Thomas / Smith (NASA 경영진)

감정 계수: ★☆☆☆☆ — 최상위 결정권자, 감정적 개입 없음

사고 계수: ★★☆☆☆ — 시스템 관점 강조


감정 곡선 타임라인

Boisjoly: 감정이 고조되며 안전 문제를 호소

Mulloy: 점차 둔화, 보고 과정에서 감정 희석

Thomas: 일정 유지 중심, 감정 계수 거의 없음

→ 이 과정에서 **‘감정 곡선의 역전’**이 발생하며, 조직 내부 긴급성이 상실됨


정보 흐름 네트워크 구조

Boisjoly → Mulloy: 경고 전파

Mulloy → Thomas / Smith: 필터링된 보고

Thomas ↔ Smith: 상부 조율만 존재, 감정적 ‘공감’은 누락

→ 보고는 되었으나, ‘느껴지지 않았던’ 사고


기존 조직학과 무엇이 다른가?

MirrorOrg는 "왜 말을 했는데도 안 들렸는가?"를 설명해 주는 조직심리학적 도구다.


MirrorOrg의 진짜 목적은 ‘사후 해석’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다

NASA 사례는 일이 터진 이후를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가 MirrorOrg를 만든 이유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낌새를 감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직은 무너질 때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
언제나 기류가 먼저 바뀐다.


파국으로 향하는 대표적 시그널 5가지

MirrorOrg의 대응 전략 (케이스별)


● 케이스 1: 감정 곡선 역전

→ 원인 없는 정서 하강은 ‘심리 퇴사’ 신호

✅ 전략: 개별 1:1 대화 유도, 피드백 루프 재구성, 자율성 부여


● 케이스 2: 표현 계수 급락

→ “말이 없어졌다”는 건 해석을 포기했다는 뜻
✅ 전략: 발언 유도, 침묵의 원인 탐색, 과도한 피드백 강도 완화


● 케이스 3: 가치 계수 충돌

→ “왜 그렇게 해야 하죠?”는 서로 다른 판단 기준
✅ 전략: 의사결정 프레임 재구성, 기준(속도/안정 등) 공유


● 케이스 4: 공감 피로 누적

→ “또 그 얘기야?”는 방어 심리화
✅ 전략: 피드백 최소화, 정서 대신 구조 중심 커뮤니케이션 전환


● 케이스 5: 사라진 유머

→ 유머는 조직 내 감정 신호등
✅ 전략: 성과 중심 과잉 여부 점검, 비공식 대화 활성화


결론 | 감정은 기록되지 않지만, 의사결정을 바꾼다


우리는 흔히 “기록에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정을 배제한다.
그러나 MirrorOrg를 통해 분석해 본 결과는 감정 또한 중요한 시그널임을 보여준다.


감정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험은 방치되고 있었다.


조직의 말로 하지 못한 신호를 수치화하고,
그 곡선의 기울기 하나로 미래의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람처럼, 조직도 감정의 존재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감정 곡선을 읽는 순간, 사람의 의도를 넘어서 ‘그 사람 자체’를 추정하게 된다는 걸.
이 기술이 가진 힘은 분명히 유용하지만, 그만큼 조심스러워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시스템을 더 구축하기 전에, 윤리부터 먼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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