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말라

우주의 진리

by 따청
e1fa5c5e6b784ea0b10.JPG?w=780&h=30000 url이 없어서 이미지 출처를 밝힐 수가 없다. 글반장님께 감사.


지금 우리 회사는 연말 휴가기간 중이다. 하지만 발주처와의 일이 있으면 해야 하는 게 업무이기 때문에 오늘 출장을 다녀왔다. 발주처는 이 브런치에서 몇 번 언급을 한 A가 일을 하는 곳.


업무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원래 계획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저녁을 먹는 중 자연스럽게 술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진행되는 자리. 물론 나는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을 마시지는 못하였지만 4명의 자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술이 조금 들어가게 됐다.


내가 아는 A는 술을 잘 못한다고 했는데 괜히 뿔따구가 조금 났다. 본인이 먼저 쏘맥을 타서 마시는 게 좋아서 마시는 건지, 자리 분위기 때문에 마시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나의 오지랖

남자 3명에 여자 1명인 자리라 그럴까, 자연스럽게 A의 이야기들로 주제가 이어진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중 A의 조금은 특수한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 자리에서 너무 화가 많이 났다.


본인도 말하기를 꺼려하는 부분이었는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B)가 먼저 대화의 화두를 계속 던진다. A가 불편해하고 꺼리는 표정이 역력한데도 말이다. 아웃팅이라는 단어가 있다. 특정한 부분에서 쓰이는 단어지만 의미를 조금 확대해 보면 오늘은 A가 B에게 아웃팅을 당했다.


나이가 깡패인지 나와 같이 출장을 간 분(C)은 매우 무례한 질문을 A가 꺼려하는 주제로 마구마구 던진다. 본인 딴에는 스스로 스스럼없다, 쿨하다,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한다.. 뭐 그런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가 보다.


항상 반짝반짝한 A를 보면 여전히 가슴 왼쪽이 저릿하기 때문에 나는 눈도 잘 마주치지 못하고 고기나 굽고 밥만 열심히 먹었다. 중간중간에 나와 관련한 대화 주제가 나오기도 했고, A가 나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그저 단답만. 괜히 착각하기 싫어서. 괜히 설레기 싫어서. 괜히 기대하기 싫어서.


나의 사소한 습관

출장이 잦고, 발주처가 있으므로 항상 을인 업계에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출장으로 발주처와 미팅을 한 후 복귀를 하면 간단하게 문자로 '잘 도착했다' 뭐 그런 인사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특별히 돈 드는 것도 아닌 데다 효과가 상당히 좋다. 어쨌든 오늘도 어김없이 도착해서 A와 B에게 인사를 보냈다.


사실 B에게는 별 생각이 없이 보냈지만 A에게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A와 멀어지고, 몇 번의 큰 실수로 실망감을 줬었다. 그래서 다시 일을 같이 하게 된 이후에는 정말 다시는 실수하기 싫어서 매우 딱딱하고 사무적으로 대하는 중이다. 그렇게 티를 많이 내니 A도 불편하겠지.


A는 어느 정도 술도 마셨고, 술은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나의 업무용 잘 도착했다는 인사에 관계가 조금은 회복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했나 보다. 나는 술도 안 먹었는데 왜 이딴 생각을 했을까? 바로 두어 시간 전 밥 먹을 때 그렇게 철벽을 쳤으면서.. 병신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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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다고 푹 쉬란다.


이미 알던 것이지만 이렇게 또 경험을 통해서 새로 느꼈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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