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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청 Dec 25. 2022

평화롭게 살 권리

10월 초의 평산마을


10월 초에 평산마을에 다녀왔다. 별 생각은 없었고, 냉면이 문득 먹고 싶었더랬다. 진주 하연옥은 그전에 갔을 때 매우 실망을 해서 다시는 가지 않을 가게가 되었고 갈만 한 냉면집을 찾다 보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어디 냉면을 먹었다는 트윗을 본 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 봤다. 그래서 냉면을 먹은 김에 구경이나 한번 가 보자 싶었다. 과연 말로만 듣던 것처럼 아방궁인지, 앞에서 주민들 생활을 방해하는 그 시위꾼들이 있는지 직접 보고 싶기도 했다.



경호라는 것이 참 예민한 것 같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펜스로 다 막혀 있다. 그리고 입구에 경호원 한 분이 서서 지키고 있으신다. 멀리서 큰 카메라로 사진을 막 찍고 있으니 처음에는 경계하시는 듯하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경호원과 주민 한 분이 매우 익숙하게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생각하는 무서운 경호원 같은 느낌이 아니라 그냥 이웃 중 한 명처럼 보인다. 보기가 좋았고, 해당 지역에 잘 어울리며 녹아든 듯하다.


내가 간 시간이 어둑어둑 해가 지고 있었던 시간이라 시위하는 사람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마을 전체적으로 매우 평화로웠고, 때 마침 인근 통도사에서 범종이 울리는 소리가 마을을 가득 채웠다. 펜스가 입구에 이렇게 둘러싸여 있으니 여태 살던 원주민들은 상당히 불편은 하겠지. 그래도 전임 대통령과 함께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마음속의 프리미엄이 생겨 있겠다.


평화로운 산속마을은 평화로운 평화로운 산속마을에서 살고 싶습니다.


마을 어귀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 눈길이 간다. 흥밋거리가 떨어지고, 유튜브 돈이 안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주민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찾아오지는 않겠지. 요즘 정치권을 보면 계속해서 지난 일들을 꺼내고 있어서 쉽게 조용해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평화로운 평산마을이 되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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