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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캇아빠 Jul 26. 2024

여자친구에게 물었다.

“자기야. 자기는 못생겼어?”


“응?”


“아니, 정말로! 남들이 보면 못생긴 얼굴이야?”


“참나, 못살아 진짜”


유튜브를 한참 보다가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다. 어떤 여성이 자기 남자친구가 너무 잘생겨서, 여기저기 자랑했지만, 아무도 동의를 하지 않고, 심지어 남자친구 본인도 잘생겼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정말로 그런 콩깍지가 씌우는 경우가 있구나 신기하군, 하고 넘어 가려다가, 문득, "혹시 나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친구와 있으면 언제나 즐겁다. 항상 웃게 되고, 자그만 일에도 한참을 깔깔대며 웃게 해 준다. 원래부터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여자친구는 조그만 감정의 변화도 얼굴에 다 드러난다. 말싸움을 하다가도 내 말에 조금이라도 수긍이 가면, 하던 말을 잠깐 멈추고 "내가 틀렸나?" 라는 얼굴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 얼굴을 하면서, "아니야! 그래도 내 말이 맞아!" 라고 하면,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어진다.


내가 말도 안 되는 노래 실력으로 걸그룹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어깨춤을 추고 있으면, "또 시작이야?" 라는 표정으로 "기분이 많이 좋은가 보네?" 라고 해주고, 내가 조금이라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뭔지 모를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서, 결국 내가 "요점이 뭐야?" 라고 말하게 한다. 그러면, 걸렸구나 라는 표정과 함께 씩 웃으면서, "그런 식으로 말하면 말 못 하지!"라고 이야기해서, 나를 답답하게 만든다. 내가 너무 깊은 생각에 빠져 우울해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란 것을 나도 알지만, 매번 당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따뜻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주고, 나보다 더 나를 잘 알아서, 내가 말도 안 되는 아이 같은 행동을 해도, 곧 돌아오겠지 하고 기다려 준다. 내가 뭔가에 꽂혀서 이것저것을 만지고 있으면, 할 때까지 해봐라라고 기다려 주고, 혹시라도 내가 정신이 팔려서 중요한 것을 잊지 않게 챙겨준다. 내가 정도를 지키게 해 주고, 나보다 나를 더 믿어준다. 그리고 그 밖에도 엄청 많은 다양한 이유로 나는 내 여자친구가 정말 사랑스럽고 이쁘다.


그렇다 나는 내 여자친구가 정말 이쁘다.

하지만, 그 사실이 객관적으로 여자친구가 이쁜지 아닌지 확인을 해줄 수는 없는 일!


"난 자기가 정말 이쁘지, 그런데, 그게 내 눈에만 이쁜 게 아닐까 걱정된단 말이야"


"...."


"빨리 얘기해 줘! 안 그러면, 나 이거 브런치에 올린다."


"올리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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