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교 4학년이었던, 초여름의 어느 날.
현경이가 거의 3년 만에 불쑥- 집으로 찾아왔다.
그것도, 아주 놀랍고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였는데!!
글쎄.. 그동안 현경이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친구와 동업으로, 술집을 운영했었다는 거다!
그런데, 그 술집이 망하게 되면서-
대출을 받고, 돌려막았던 카드도 사고가 났고..
(그때는 신용 카드를 아무에게나 너무 쉽게-
잘 만들어줘서, 카드 사고가 정말 많았고!!
그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던 때 였다;;;)
그로 인해, 경제사범으로-
무려 6개월을 교도소에 있다가..
출소를 하자마자,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바로 나여서.. 그래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나를 믿고 찾아와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 준 것 만으로도 고마웠던 나는..
그 날. 현경이에게 두부를 사먹였고,
우리는 오랫만에 진하게~!!
술잔을 기울이면서, 회포를 풀었는데..
나중에는, 현경이의 교도소 무용담(?!) 을 들으며-
철없이.. 재밌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현경이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같은 감방에 있었던,
“꽃뱀 언니” 에 대한 이야기 였는데..
말이 꽃뱀이지, 정말 너무 안 예뻐서-
도무지 왜? 어떻게?? 꽃뱀이 된 것인지??
너무 궁금해서.. 한참을 관찰 했더란다.
그리고는, 내린 결론이.. 상대방의 말을
너무 잘 들어주고, 대화가 너무 잘 되더라는-
그게 바로.. 꽃뱀의 비결! 같더라고 했다. ㅋ
그렇게 불쑥- 찾아온 현경이는,
한동안 우리 집에 머물렀는데..
(물론, 우리 가족들에게 현경이의
사연은 비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대로 부모님 집에는 도저히 못 들어가겠고..
다시 술집이던, 어디던, 취직을 할 생각인데-
당장에 움직일 수 있는 돈이 한 푼도 없다고..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현경이에게 선뜻. 내 카드를 빌려줬다.
그때는, 나도 학생인지라-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서 쓰고 있었으니,
갖고 있는 현금이 여유가 있을 리 없었고..
현경이가 나중에 벌어서 갚겠다고 하니-
내가 당장에 할 수 있는 최선은,
카드를 빌려주는 것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현경이는 숙식이 해결되는 카페에 취직했다며-
내 카드를 돌려주면서, 정말 고마웠다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그렇게 떠나갔는데..
그 후로, 현경이는.. 아무리 삐삐를 쳐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고..
나중에, 내게 날라 든 카드 명세서는 허거걱~!!!
실로.. 충격적이었는데!!
온통 옷을 사고, 화장품을 사고, 비싼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나이트클럽에 모텔까지;;;
카드의 한도를 꽉꽉-! 채울 정도였으니-
엄마 몰래- 그 카드 값을 막고, 해결하느라..
한동안 무지하게 고생을 했던.. 기억도 난다. ㅠㅠ
그럼에도, 이때까지는-
현경이에 대한 원망보다, 걱정이 더 앞서서..
나쁜 기집애. 연락이라도 좀 하지..
그런 마음이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가끔은 현경이의 소식이 궁금하기도 하고..
부디 잘 살고 있기만을.. 바랬던 것도 같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10년쯤 후에, 현경이는 다시 불쑥-
내 인생에 등장해서,
또 다른 파란(?!)을 일으키게 되는데..
(우리 집이 오랫동안 이사를 가지 않고,
같은 집에! 같은 전화번호로!! 버티고 있어서-
다시 연락을 해오기가 매우 용이했다.)
그 이야기는.. 바로 다음에, 이어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