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마담 Sep 22. 2023

진정한 복불복, 대학 입시!

그땐 그랬지 #17.

내가 대학 입시 학력고사를 치뤘던,

바로 그 곳! 의 풍경이다.


나는 지금도, 그 겨울의 스산했던-

그 곳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요즘에, 수능을 보는 수험생 친구들은

아마 절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때의 학력고사는.. 진정한 복불복! 이었다.


예비고사 (모의고사)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지망하는 대학을 오직 1군데만! 선택할 수 있었고..


그 지망하는 대학 안에서,

학과만 1, 2, 3 순위까지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단 하루! 원서를 접수하는 날에-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으로 직접 가서!

줄을 서서, 원서를 접수해야만 했으며!!


(인터넷도, 핸드폰도 전무하던 시절이었으니-
현장 분위기나 경쟁률 등의 상황도
직접 가서 확인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가족들이 2-3개의 대학으로 찢어져,
눈치 작전을 펴다가.. 막판에, 학교와 학과를
결정하고, 원서를 접수하는 일도 많았고..

그 막판에, 정원 미달이 예상되는 학과로
한꺼번에 몰려드는 일도 많았다. ㅋ)

 

그러면, TV에서는..

거의 하루 종일, 각 대학의 학과별로-

현재의 경쟁률을 생중계하다시피 했고,

마감이 된 후에는.. 최종 경쟁률을 알려주었다.


(비교적 안정권으로(?!) 지망했던 나는,
아예 오전에 일찍 원서 접수를 해버렸는데..

접수 번호가 9번 이었고,
최종 경쟁률은 2.3 : 1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게다가 학력고사 시험 당일까지도-

한 겨울의 혹한을 뚫고,

자신이 지망한 대학으로 가서..


(왜 항상 입시 날만 되면, 그리도 추웠는지;;;)


대학 강의실을 임시 개조한 수험장에서,

생판 낯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학생들과 함께!!


단지, 같은 과를 지망했다는 이유로-

한 자리에 모여서, 같이 시험을 봐야 했고..


그 날의 단 한 번! 학력고사 시험 성적으로-

바로 합격 여부가 가려져서, 통보가 되었으니..

이거야 말로, 진정한 복불복. 아니겠는가 말이다;;;




학력고사를 치르고,

합격을 하면 정말 다행이지만..


만일 불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후기 대학이나 전문대에 진학을 하거나..

아니면 재수.. 그 외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


휴... 지금 다시 생각을 해봐도, 후덜덜;;;

정말 피가 마르고 살이 떨릴 지경인데-


그래선지, 나는 꽤 오랫동안-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도 가끔!)


학력고사 날에 갑자기 배탈이 났다거나,

정답을 밀려 썼다거나.. 하는 악몽을 꿨던 것 같다.




단 하루, 단 한번의 시험으로-

미래의 운명을 갈랐던 학력고사.


그러다보니, 학력고사를 치르는 당일의

수험생 컨디션은 너무나도 중요했고!!


(정말 순간의 컨디션이, 1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1년은 좌우했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환경도-

오직 그날을 위해서만! 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그렇게, 쫄리는 마음으로-

수험생이 시험을 보러 들어가고 나면..


부모님들은 수험장 앞에서, 차마..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마치 벌을 서 듯이-

차가운 겨울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간절하게 기도를 하면서,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와 우리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을지니-


참으로 스산하고 살벌했던-

1990년. 12월의 기억. 이라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설적이었던 홍콩 느와르와 배우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