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월 6일.
그날의 아침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출근을 하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다가-
가판대 신문의 1면 기사 제목을 보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면서 울고 말았으니.. ㅠㅠ
1992년 겨울에 처음 만나서 알게 되고,
1995년 연말까지, 광석이 오빠와 나는..
때론 공연장에서, 때론 사석에서-
팬이자, 동지이자, 오빠-동생이자, 친구처럼..
나름의 깊은 친분을 이어왔던 데다가..
심지어, 오빠가 사망하기 열흘 쯤? 전에-
홍대 파라다이스 카페에서 만나,
같이 수다를 떨며 놀기까지 했었으니..
그 충격이야,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수밖에.. ㅠㅠ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광석이 오빠는..
그간의 복잡했던 일들이 다 잘 해결되었다며-
희망에 들떠서,
새로운 계획을 마구 세우고 있었기에..
그랬던, 오빠의 자살이라니..
정말로 있을 수도, 믿을 수도 없는 일이었고..
설사, 백만분의 일의 가정으로-
오빠가.. 정말 자살을 했다고 친다면..
그것은, 오빠가 품었던 희망이 철저하게-
짓밟힐 만한 어떤 일이 벌어졌어야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그 모든 화살이 오직 단 한 사람.
그 사람만을 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당시에-
광석이 오빠 주변의 모든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입장과 느낌이었는데..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으니!
다들, 그렇게..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흘러 버렸다.
그리고, 2017년.
이상호 기자가 만든 영화 <김광석> 을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혹시 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너무 울까봐-
그게 너무 걱정돼서, 시사회도 안 가고..
개봉 후에, 큰 맘 먹고, 조용히 극장을 찾았는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이상호 기자가 의도를 했든, 아니든-
그 영화의 주인공은 김광석이 아니라,
이상호 기자.. '자신' 이었고..
무수한 의혹에 대해,
단 하나의 물증이라도 찾아주길!!
정말 간절히 기대 했으나..
그것조차, 심증을 충분히(?!) 갖고 있는
내 눈에도.. 너무나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 모든 과정에서-
광석이 오빠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외동딸,
서연이가 이미 사망해버렸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날도 완전히- 멘붕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로 계속 진행되었던, 이상호 기자와
그녀의 재판을 모두 유심히 지켜봐도-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다. ㅠㅠ
그렇게, 광석이 오빠가 돌아가시고..
내 가슴 속에, 많은 이야기들을 묻어두고
살아온 지도.. 벌써 27년이 지났다.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꿈과 희망이었던-
노회찬 대장님이 돌아가신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얼마 전에, 노회찬 대장님의 생전 모습에-
김광석 오빠의 ‘부치지 않은 편지’ 라는,
노래가 흐르는 영상을 보다가.. 문득.
1992년의 서울역 광장이 다시 떠올랐다.
백기완 대통령 후보의 선거 유세에서,
노회찬 대장님은 ‘백선본’ 의 조직위원장으로..
김광석 오빠는 무대에서 노래와 지지 연설로..
나는 모금함을 든, 자원봉사 선거운동원으로..
우리는 모두, 그 날..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
“좋은 놈들은 이미 다 죽었어..”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 중에서-
이 말이, 절실하게 실감 나는 오늘.
부디.. 두 분이 하늘나라에서 찐- 하게,
좋아하는 소주 한 잔 나누시길..
그리고, 그곳에선.. 진정 평안하시길..
두손 꼬옥 모아서.. 간절히 기도해본다..
<부치지 않은 편지> by 김광석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 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시대의 새벽 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그대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