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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Nov 16. 2023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아름답다!

그 분의 공연장에서.. 친구와 함께^^


학과 행사 때문에 재회하게 된 이후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고..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면서,

조금씩.. 제대로(?!) 가까워지게 되었다.


때로, 그 분은 방송이나 공연 등에서..

둘만이 아는 신호(?!)를 보내주기도 했었기에-


마치 내가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아주 특별하고 예쁜 추억도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


사진 속의 이 날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 분이,

관객석 쪽으로 내려와서, 은근히 다가오더니-

내 근처를 맴돌다가.. 슬쩍- 윙크! ㅋ


그리고는, 다시 무대로 올라 갔었고..


언젠가는, 우연을 가장해서, 무대에서 같이!!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 적도 있었다! ㅎㅎㅎ




그럼에도, 나름 알려진-

유명해져버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리 녹록한 일은 절대! 아니었을 지니..


바쁜 스케쥴 탓에, 만나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만나도, 거의 접선하듯(?!) 도킹 수준이었고..


기껏 하는 데이트라곤..

그 분의 집, 아니면 차 안이 전부였다. ㅠㅠ


(그땐 왜 그렇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면서,
애써 숨기려고 노력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도, 스캔들 기사가 나기도 했다.
모 여대 졸업생과 열애. 뭐 이런 식으로;;;ㅋ)





게다가, 그 분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에게 너무나도 집착하는!!

홀어머니가 계셨는데..


(어머니가 무려 40세에, 죽음을 무릅쓰고
낳은 외아들이라.. 더 귀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있을 때와 없을 때에,

하시는 말씀과 행동이 너무 달라서..

내가 당황하고, 난감해지는 일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언젠가 셋이서 같이 밥을 먹을 때였는데..


난 커리어우먼이 좋아.
결혼해도, 계속 일하는 여자가 멋있잖아.
너도 일하고 싶지? 하고 싶은 일 해~


그 분의 말에,

앞에서는 적극 공감하는 듯 했던 어머니가..

 

그 분이 자리를 비우자,

바로 노골적으로 내게 말씀하시는 거다.


저 녀석은 지 생각 밖에 안 하지.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는-
늙은 엄마를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조신하게 집에서 살림하면서,
내조 잘하는 여자가 더 좋지 않겠니?


헐;;;;


그럼에도, 모자 간에 이간질이라도 하게 될까봐-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던 나는..


이런 일들이 자꾸 반복이 되자,

어머니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그 분에 대해.. 원망이 생기기도 했고..


마치 영화 <올가미>를 연상시킬 정도로,

하나 뿐인 외아들에게 너무나도 집착했던-

그 분의 어머니도 문제였지만..


그런 어머니를 컨트롤(?!) 하며 중재하지 못하는,

그 분이 더 큰 문제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이미 서로 생각하고 바래왔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 분을 처음 만났을 때..
중학생이었던 내가 성인이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겠지만;;;)


내게 그 분은 더 이상 (어릴 때 생각했던)

아주 커다란 산이 아니었고..


나도 그 분께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말 잘 듣는 착한 꼬맹이가 절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나는 그 분께..

끝내 솔직해지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서 변해버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아니라..


그 분이 원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나를 계속 가식적으로(?!) 포장했는데..


그 시작은..

실제의 내 모습에, 그 분이 실망할까봐-

그게 엄청 두려워서. 였으나..


점점.. (섣부른 예단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분의 예상 반응까지 너무 알 것 같아졌고..


나중에는..

그 분이 생각하는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니더라는-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 커져버렸더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잔인한 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일례로, 그 분은 끝내.. 알지 못했다.
내가 소위 운동권이었고, 헤비스모커에,
여성학 공부를 하고 싶어했었다는 사실 등을.)




그러면서,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지-

내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고..


그런 와중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철학이 서로 달라도

너무 달라져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되면서..


나의, 혼자만의 고민은 점점- 깊어졌으며..

복잡해진 마음은, 바쁘다는 핑계로 이어져-


그렇게, 서서히- 멀어지게 되면서,

우리는 결국.. 이별을 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정확하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저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레.. 이어졌을 뿐.)


그럼에도,

오래 알아온 세월과 그간의 정 때문이었을까..?


이후에도, 우리는 한동안..

가끔 연락을 하고, 서로 안부도 전하면서,

정말 좋은 오빠, 동생으로 잘 지냈는데..


(정확히는 2000년. 내가 <반칙왕> 이라는
작품을 했을 때까지.. 연락을 했던 것 같다.

그 분은.. 자신도 영화에의 꿈이 있었기에-
내가 영화 일을 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심지어 자랑스러워(?!) 하기까지 했었는데..

그래선지, 당시 진행하고 있던 라디오를 통해,
<반칙왕> 홍보를 엄청 열심히 도와주셨다.)


치명적(?!) 으로,

내가 먼저 '결혼' 이라는 걸 해버리게 되면서..

그 때부터 뚝! 연락도 완전히 끊어지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제대로 하겠다;;;)


나중에, 언젠가.. 그 분이 방송을 통해-

그 때를 회상하며, 했던 말을 전해듣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꿈 많고, 창창한 어린 친구의 앞길을
내가 가로막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는 것 같아서,
그래서, 너무 미안해서.. 서서히 놓아주었다...


어쩌면 그 때의 우리는.. "이심전심".

같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그제서야, 했던 것 같다.


정말 고마운 사람...❤️


지금에 다시 돌아봐도, 내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훨씬 더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그 분께..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당신 덕분에.. 너무나도 특별하고,

근사한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고..

더 큰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고..


나에게.. "처음 사랑" 을 가르쳐 준-

내 첫 사랑이어서, 너무 고마웠고..

오래오래.. 정말 예쁘게 기억 하겠다고..


당신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언제나 진심으로.. 기원하겠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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