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이라도 직장 생활을 경험해보라는,
여성학과 교수님의 제안과..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셨던,
학과장 교수님의 추천으로..
나는, 4학년 2학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정말 순식간에!!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는, 학기 중이라도 취업이 되면.. 직장에
다니는 걸로, 출석과 학점을 대체해주었다.)
그 때, 내가 취직했던 회사는,
주방용품을 전문으로 제조/ 판매하는 S사로-
경남 양산에 본사와 공장이 있었고,
여의도에 영업 파트의 지사가 있었는데..
그 지사에, 신입 인턴으로..
마케팅 담당 1인과 디자인 담당 1인을 채용했고,
내가 바로, 마케팅 담당이었던 것이다.
(디자인 담당으로는, 나와 같은 대학의
산업디자인과. 졸업을 앞둔 동기였는데,
다행히도.. 우리는 죽이 잘 맞았다. ^^)
그런데, 막상 출근을 시작하고 보니-
사무실에는 전부 나이가 지긋한,
영업을 하는 아저씨들(?!) 밖에 없었고..
(경리 담당 여직원과 우리가 홍일점이었다;;)
그들은 본사의 지시로,
우리 두 사람을 뽑아놓기만 했을 뿐.
창사 이래로, 처음 채용해서-
책상에 앉혀놓은 우리를 당췌 어떻게 다루면서
일을 시켜야 하는지도.. 전혀 모르는 거다;;;;
그러다보니-
누구 하나,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이..
우리는,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배웠고..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는 과정을 배웠고..
눈치껏, 시장 분석과 디자인 분석 등의
각종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렸는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ㅠㅠ
이제와 돌아보며, 좋게 생각하자면..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 일을 찾아 하면서,
적당히 일하는 척만(?!) 해도, 월급은 따박따박-
잘 나왔던, 완전 꽃보직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때의 나는, 어리고 철이 없어서 그랬는지..
일을 배우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 것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정말 모르겠어서,
마음이 너무 힘들고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하면서-
아침 조회와 저녁 종례 시간을 맞추느라,
동동- 거리고..
(곤색의, 잠바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고..
고딩 때처럼, 아침마다 8시에 하는 조회
시간은, 정말 끔찍하게 싫었다. ㅠㅠ)
하는 일 없이, 월급만 받아가는 듯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단조로운 생활에..
금세 몸이 근질근질-
엄청나게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열정이 사라져버린 삶.
그것은 정말로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인데..
그때 마침,
중국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서 <낮은 목소리>
편집을 하고 있던, 영주 언니를 또 만나게 되었고..
투덜- 거리면서,
직장 생활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던 나는,
다시! 선택의 갈림길(?!) 앞에 서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