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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Nov 21. 2023

영화 <꽃잎>과 광주의 기억!



<낮은 목소리> 지방 순회 상영을 회상하다가,

문득- 광주에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조선대에 출장 상영을 갔을 때의 일이다!


전날, 영화 상영과 강연과 뒤풀이까지!

모두 다 마치고 나니, 밤이 너무 야심해서-

광주에서 1박을 한 후에, 느즈막하게 일어났고..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숙소 근처 식당에 들어갔는데..


우리의 행색(?!) 과

들고 있는 영사기와 필름 깡통들을 보고,

식당 아줌마가 조심스레- 먼저 말을 건네왔다.


“혹시.. 영화 <꽃잎> 촬영팀 이세요?”


순간, 멈칫- 했으나..

뭐, 대충 넘어가자.. 하는 마음에,

 

“아.. 네..” 라고 했는데..


(진짜 다른 뜻은 전혀 없었고, 전날의 숙취로-
길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세상에나!!

원하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으라며,

전부 공짜로!! 제공을 하시겠다는 거다. 헐~!!!


알고 보니, 마침 그 때.

상업 영화로는 최초로! "5.18 광주 항쟁"을 다룬,

<꽃잎> 이라는 영화가 광주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그게 너무 좋고,

감사했던 광주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금남로를 전면 통제!! 해준 것은 물론이고..


촬영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식사며, 주유며, 온갖 지원을 적극적으로!!

아낌없이!! 제공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전혀 의도치 않게-

공짜 밥(?!) 을 얻어먹게 된 우리는..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에,

그냥 서울로 올라가기가 불편해져서,

같이 금남로의 <꽃잎> 촬영장에 들렀고..


거기서,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는 5.18.

그 역사적인 현장을 만나게 되었다.




영화 <꽃잎>에서의 광주 금남로 장면은,

보조 출연으로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모두-

실제 광주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였고!!

 

그러했기에, 그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당시의 광주를 사실적으로 재현해내기 위해-

의기투합! 하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된 나는,

진정 소름 끼치는 감동으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배웠던, 광주의 아픔과

광주시민들의 깊은 한을.. 그 때 처음.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 영화 <꽃잎>이 개봉을 하고,

작품의 내용과 음란성(?!) 때문에-

많은 논란(?!) 이 일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나는..

그때, 내가 경험했던 광주를 영원히-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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