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 지방 순회 상영을 회상하다가,
문득- 광주에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조선대에 출장 상영을 갔을 때의 일이다!
전날, 영화 상영과 강연과 뒤풀이까지!
모두 다 마치고 나니, 밤이 너무 야심해서-
광주에서 1박을 한 후에, 느즈막하게 일어났고..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숙소 근처 식당에 들어갔는데..
우리의 행색(?!) 과
들고 있는 영사기와 필름 깡통들을 보고,
식당 아줌마가 조심스레- 먼저 말을 건네왔다.
“혹시.. 영화 <꽃잎> 촬영팀 이세요?”
순간, 멈칫- 했으나..
뭐, 대충 넘어가자.. 하는 마음에,
“아.. 네..” 라고 했는데..
(진짜 다른 뜻은 전혀 없었고, 전날의 숙취로-
길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세상에나!!
원하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으라며,
전부 공짜로!! 제공을 하시겠다는 거다. 헐~!!!
알고 보니, 마침 그 때.
상업 영화로는 최초로! "5.18 광주 항쟁"을 다룬,
<꽃잎> 이라는 영화가 광주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그게 너무 좋고,
감사했던 광주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금남로를 전면 통제!! 해준 것은 물론이고..
촬영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식사며, 주유며, 온갖 지원을 적극적으로!!
아낌없이!! 제공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전혀 의도치 않게-
공짜 밥(?!) 을 얻어먹게 된 우리는..
미안함과 고마움 때문에,
그냥 서울로 올라가기가 불편해져서,
같이 금남로의 <꽃잎> 촬영장에 들렀고..
거기서,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는 5.18.
그 역사적인 현장을 만나게 되었다.
영화 <꽃잎>에서의 광주 금남로 장면은,
보조 출연으로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모두-
실제 광주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였고!!
그러했기에, 그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당시의 광주를 사실적으로 재현해내기 위해-
의기투합! 하고 있었으며..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된 나는,
진정 소름 끼치는 감동으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배웠던, 광주의 아픔과
광주시민들의 깊은 한을.. 그 때 처음.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 영화 <꽃잎>이 개봉을 하고,
작품의 내용과 음란성(?!) 때문에-
많은 논란(?!) 이 일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나는..
그때, 내가 경험했던 광주를 영원히-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