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30.
연초에,
드라마 <모래시계> 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케이블 TV가 개국했던 1995년에는..
영화 전문 잡지,
<씨네21> 과 <키노> 가 창간을 했다!
그 전까지는-
대중 영화와 한국 영화계 현안을 모두 다루면서,
스타들의 브로마이드 잡지로도 기능을 했던..
<스크린>
(1984년 3월에 창간 / 2010년에 폐간)
영화에 대한 전문 지식과 비평을 다루었던,
<로드쇼>
(1989년 4월에 창간 / 1998년에 폐간)
이렇게, 2종이 전부였는데.. 1995년에는,
<씨네21> 과 <키노>, <프리미어> 까지!
무려 3개의 영화 잡지가 더 생겨났으니.. 혹자는,
“문화적 빅뱅이 일어난 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995년 4월에,
한겨레신문사에서 창간한 주간지 <씨네21>은..
대중성과 전문성의 중간 쯤에 균형을 맞추면서
한국 영화와 영화 산업에 집중 했는데..
“누가 한국 영화계를 움직이는가- 충무로 파워 50”
이런 기사를 통해, 영화 잡지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강우석 감독님이 독보적인 파워 1위로,
굉장히 오랫동안 위세를 떨쳤던 기억이 난다.)
이어서 5월에 창간한, 월간지 <키노> 는..
<로드쇼> 출신이었던 정성일 편집장님과
<스크린> 출신이었던 이연호 편집차장님이
주축이 되었는데..
<로드쇼> 와 <스크린> 이,
대중 지향적으로 영화 정보를 제공했다면..
<키노> 는 영화 매니아들을 대상으로,
영화 평론을 전문으로 했고..
"잡지" 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수준 높은 기사와 진지한 비평을 중심으로..
엄청난 박학다식함(?!) 을 자랑하며,
시네필들의 상징과도 같은 잡지로 자리 잡았다.
당시에 나는, 흡사 논문을 읽는 것 같은..
다소 현학적이고(?!) 난해한 느낌의 <키노> 가,
그리 편치만은 않았는데;;;
(<키노>는 정말 펜을 들고, 밑줄을 그어가며,
공부해야 하는 전공 서적의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개봉을 앞둔 <낮은 목소리>의 홍보에
엄청나게 큰 지원 사격을 받을 수 있었기에!!
<키노> 기자들과 제일 가깝게 지냈던 것 같다.
우리의 이런 밀월(?!)은,
<낮은 목소리2>를 작업할 때까지 계속 되었는데..
당시에 <키노> 기자로 있었던 신혜은 언니와,
곽신애 언니 등으로부터, 실질적이면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언니들은 이제 모두,
중견의 영화 제작자가 되었다!)
<키노>는 인터뷰를 중요한 기록이라 여겨,
심도 깊은 인터뷰 자료를 많이 남기기도 했는데..
"매니아" 라는,
한정된 독자층으로 인한 재정 악화로-
결국, 2003년에 폐간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1995년 12월에 창간했던 월간지.
<프리미어>는 프랑스 아쉐뜨 아인스 미디어가,
한국에 진출해서 만든, ‘프리미어’ 한국판으로..
"라이선스 잡지" 라는 이점을 살려,
다른 잡지에서는 보기 힘든 해외의 감독과 배우,
할리우드의 업계 동향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해외 소식에 목말라 했던,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미디어의 다변화와 함께,
2006년에 격주간지로 전환해 보기도 했으나..
결국, 2009년에 폐간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영화 전문 잡지는 <씨네21> 뿐이고,
조만간, 원년 멤버들을 중심으로-
<키노>가 재창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인터넷을 통해 온갖 정보를 손쉽게,
다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세상이라 하더라도..
아날로그 적인 미학이 살아있는 매체는,
최소한이라도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과 같이 성장 해왔던,
<씨네 21>과 <키노>의 건투를 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