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31.
바로 전해에, 성수대교가 무너지더니-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2분 경에는,
서초동의 삼풍 백화점이 와르르- 붕괴되는!!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날의 기억도,
너무나 선명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붕괴 바로 직전까지 내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 <낮은 목소리>를 연출했던,
변영주 감독의 부모님 댁이 삼풍 아파트였고..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던 영주 언니가
하필이면 그날, 부모님과 점심 약속이 있다며..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미팅의 장소를,
아예 삼풍 백화점 안의 커피숍으로 잡았기에-
우리는 거기서 같이 미팅을 진행했고..
끝내고 나와서는, 영주 언니의 집에 잠깐-
빠트리고 온 물건을 챙기려고 들렀다가,
바로 사무실로 돌아왔더랬다.
(그 때, 영주 언니의 집은 구 반포 주공.
사무실은 예술의 전당 앞이었으니..
모두 정말 가까운 거리였다.)
그런데!!
영주 언니와 내가 사무실에 딱! 들어서자마자,
스탭들이 괜찮냐며, 엄청 걱정 했었다며..
삐삐 쳐도 왜 연락이 없었냐며.. 난리가 난 거다.
(삐삐를 받기는 했지만, 계속 이동 중이었고-
어차피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이었으니까..
뭐 그리 급한 일이 있겠냐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삼풍이 무너졌다고!!!
그 말을 들은, 나와 영주 언니의 첫 반응은..
"삼풍이 부도난 거랑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말 그대로, 백화점 건물이 무너졌으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실. 제. 상. 황. 이었고..
불과 좀 전까지 거기에! 있었던 우리는,
정말 온 몸에 소름이 돋는-
엄청난 충격!! 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ㅠㅠ
운이 좋아서,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가 다행히!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지..
이런 대형 사고는, 이 땅에 사는 이상-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닥칠 수 밖에 없다는..
그래서 절대로!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그런 참담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잊을 수 없는 초대형 사고였다고 하겠다.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는..
부실설계, 부실공사, 유지관리 부실 등.
너무나도 예고된 참사였는데..
종합상가 용도로 설계 되었던 것이,
정밀한 구조 진단 없이-
백화점으로 변경되어 완공 되었고..
그 후에도 무리한 확장 공사를 수시로 진행하면서,
위법건축물 판정까지 받은 데다가..
이미 며칠 전부터 붕괴의 조짐이 있었음에도,
경영진이 무리하게 영업을 강행 하면서-
결국, 초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된 것이었다.
이 사고로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 937명.
이라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낳았는데..
이는 6·25 전쟁 이후,
가장 큰 인적 재해로 기록 되었다.
당시에, 실종자와 매몰자를 구조하는 작업을
공중파 3사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했었는데..
구조 되어서 나오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한참동안 TV 곁을 떠나지 못한 채로-
엄청나게 가슴을 졸이며, 같이 지켜 보면서..
한 명이라도 더 구조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기억도 난다.
이 사고를 계기로,
건물들에 대한 안전 평가가 실시 되었고..
긴급구조구난체계의 문제점이 노출되어,
119 중앙구조대가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제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그만 좀 반복 했으면...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