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남포동 데파트 건물로,
영화제 사무국이 이사를 하고 난 후..
정말 한 줌도 안 되는, 극소수의 스탭들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합류하게 되었다.
자원봉사자들은 각 파트 별로,
지원을 받아서 배치가 되었는데..
우리 초청 팀의 경우에는, 업무의 특성상-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 / 미주• 유럽 / 한국.
지역별 게스트를 담당하는 3명의 스탭에게
각각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을 필두로..
아이디 카드 발급, 의전, 배차, 경호, 통역 등-
초청과 연계되어 파생되는 많은 파트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처음, 자원봉사자들과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초청된 게스트들의 이름과 얼굴과 필모그래피 등을
정확하게 숙지시키는 일이었는데..
유명한 배우들이야, 누구나 다 알아보겠지만..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나,
감독• 제작자들에 대해서는..
응대하는 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나름 철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검색만 해봐도,
거의 모든 정보를 꿰뚫어 볼 수 있지만..
그리고 왠만한 감독• 제작자 정도는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지만..
그 때는, 핸드폰은 커녕-
인터넷도 거의 없던 (유선 통신) 시절이었던지라..
심지어 임권택 감독님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게스트들의 사진과 작품 필모그래피 등을
서면으로 작성해서 교육 & 숙지 시키는 것이
힘들기는 해도, 엄청 중요한 일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교육을 해도, 실전에서..
작품 필모그래피가 헷갈리거나,
사진과 실물의 차이로 인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해서 벌어진
황당한 에피소드도 엄청 많았다;;;ㅋ)
초청팀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 중 일부와는,
거의 1달 동안을 날밤 새우면서 동거동락하며!!
깊은 우정을 넘은, 전우애까지 나누게 되었는데..
솔직히, 스탭들이야-
어차피 급여를 받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자원봉사자들은 말 그대로,
순수하게 자원해서 봉사하는 사람들.
어떻게 보면,
희생을 강요 당한다고 여길 수 있었음에도..
영화에 대한, 또는 영화제에 대한,
꿈과 열정 하나로 헌신하며..
스탭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준,
고마운 자원봉사자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여러모로 정말 열악했던!!
초창기의 영화제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의 부산국제영화제를 일군,
진정한 주역들은 “자원봉사자들”이라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