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이때의 우리 집이.. 정확히! 그랬다.
우리 가족 외에도-
사진 뒤쪽의, 쇼파로 막아놓은 두 개의 방에는..
나랑 동갑이었던, 정주네가 살았고-
2층에는.. 3살짜리 희승이네가 살았다.
옆 방에 살았던, 정주네는.. 부모님과,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남동생까지,
모두 네 식구가 살고 있었는데..
정주는, 나중에 나한테..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아기를 만드는 건지를-
몰래 가르쳐 줄 정도로,
굉장히 조숙한 여자 아이였다.
(당시의 나는, 정주가 하는 말이 뭔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정주는 이미..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 했었던 것 같다;;;ㅋ)
2층에 살았던, 희승이네는..
처음에는 할머니까지 네 식구가 살다가-
우리와 사는 동안, 희승에게 여동생이 생겨서..
모두 다섯 식구가 살았다.
이 때만 해도, 다들 없는 살림이었음에도-
음식 같은 것들을 해서, 같이 나눠 먹기도 하고..
서로의 집안 상황까지 모두 다 세세히 알 정도로-
매일 왕래를 하고, 교류를 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는데..
그래선지, 무척이나 정겹고 다정하게..
세 집이 어우러져, 함께 살았던 것 같다.
나중에, 내가 4학년이 되고-
동생이 1학년에 입학하게 되자..
우리에게 따로 공부방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엄마는, 방을 하나 더 쓰기로 결정을 했고..
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정주 네가 이사를 가고..
남은 방 하나에는, 자취를 하는..
아주 참한 대학생 언니가 들어왔다.
엄마는 그 언니가 많이 안스러워 보였던지..
유난히 언니의 끼니를 챙겼고-
김치며, 반찬 등을 계속 나눠줬던 기억이 난다.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살았던 우리의 삶은,
내가 6학년 때.
아버지가 드디어! 장만한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될 때까지 지속 되었는데..
(그 후로는 계속 아파트에서만 살았다.)
지금도 문득, 그렇게 여러 집이 한데 모여 살았던..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때가 그리울 때가 있다.
아마..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늘.. 언젠가 다시, 가까운 사람들과 더불어..
한 집에 모여서 살아보고 싶은.. 소박한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