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태어난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내가 국민학교 1학년 때였으니까.
학교에 다녀왔는데-
외할머니가 마당의 수돗가에서,
피가 잔뜩 묻은 이불을 빨고 있었고..
놀라서 안방으로 달려 들어가 보니,
엄마의 옆에.. 갓 태어난 아기가 누워있었다.
엄마는.. 넷째도 혹시 또 딸일까봐-
창피해서, 차마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산파와 외할머니를 불러,
집에서 아기를 낳았다고 했다.
너무나도 다행히,
딸 셋에 이은 넷째는 아들이 나왔고-
이로써 엄마의 숙원은 이루어졌다! ㅎㅎ
그런데, 아들을 낳은 것이
진정 다행한 일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중에 언젠가 엄마는..
내가 왜 아들을 고집하고, 힘들게 낳아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아들 타령하다가, 벌 받는 것 같다며..
도로 배 속으로 집어넣고 싶다고도 했으니까~ ㅋㅋ
그럼에도, 어떤 면에서는..
엄마와 외할머니가 비슷한 점도 있다.
그 시절,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했듯-
아들에 대한 집착 같은 거! ㅎㅎㅎ
물론, 엄마는 외할머니와는 달리-
아들과 딸들을 그렇게 차별하지는 않았다. ㅋ
지금도.. 가끔은 궁금하다.
만약, 넷째가 또 딸이었다면..
엄마는 다섯째까지도 시도를 했었을까?
(후덜덜~;;;;;ㅋ)
아무튼, 딸부잣집에-
귀하디 귀한 아들이 막내로 태어났고..
귀한 만큼, 이름도.. ‘귀할 귀’자에 ‘불꽃 환’.
어렵고도 요란한(?!) 이름이 붙여졌다.
나중에, 남동생에게 하도 사건/사고가 많아서
귀환이란 이름은 개명을 하게 되는데..
그 사연은, 길고 복잡한 관계로-
다음 기회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