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2.
국민학교 때, 자주는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두 편의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선, <똘이 장군> 은..
보러 가는 길도, 참으로 험란했던 기억이 난다.
어디로 보러 갔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시민회관 같은 곳(?!) 이었던 것 같은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너무나도 당연히!
내가 멀미를 했고, 버스 안에다가.. 우웩!!
아주 큰 흔적(?!)을 남기고야 말았다;;;;
그 여파로, 헤롱헤롱-
안 좋은 컨디션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아주 충격적인 이미지 때문에..
오래도록- 나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이미지는 바로.. 다음과 같다.
그렇다!
나는 오래도록, 만화 영화에서처럼-
김일성이 '혹 달린 돼지'인 줄 알았고..
또, 그렇게 굳게!! 믿었다.
(나중에, '그냥 똑같은 사람' 이란 걸 알았을 때의
그 충격과 배신감이란... 부들부들~!!!)
당시에는, 교과서에서부터-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는,
'이승복' 이라는 어린이에 대해서 배웠고..
미술 시간에는, ‘무찌르자 공산당’,
‘간첩 신고는 113’, ‘자수하여 광명 찾자’..
같은 류의 포스터를 그려야만 했을 정도로-
그 때, 그 시절의 우리는..
강력한(!!) 반공 교육을 받았던 것이다.
불과 몇년 전에, 남과 북의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번개까지 하는! 상황에서 돌아보면..
참으로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ㅎㅎㅎ
<일송정 푸른 솔은>.
이 영화는, 청산리 전투를 배경으로 한-
일제 시대의 독립군들에 대한 영화였고..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단체로 관람케 했던 것 같은데..
솔직히, 당시에 국민학생이었던 나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 자세한 내용도 기억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는 이유는-
극장에서 본, "첫 번째 한국 영화!"였기 때문이고..
(당시에는, 한국영화를 ‘방화’라고 불렀다.)
먼 후일, 내가..
이 영화를 연출했던 이장호 감독님과
친분이 아주 깊어졌기 때문인데..
이때는, 정말 꿈에도 상상을 못해봤겠지~
내가 영화 일을 하게 될 줄은… ^^;;;
(이장호 감독님에 대해서는,
언젠가 글을 써 볼 생각인데..
아직 내가 국민학생에 불과하니..
앞으로 적어도, 20년 어치의 분량은
더 기다리셔야 될 것 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