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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Aug 31. 2023

국민학교이던 시절의 단상!

그땐 그랬지 #1.

국민학교 1학년 때의 운동회에서-


나는 1979년에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하아... 이렇게 오래 된,

나의 연식이 다 까발려지는구나;;;ㅋ)




요즘에는 상상도 못하겠지만, 그때는-

 

학생들이 왜 그리도 콧물을 줄줄- 흘렸는지..

가슴 팍에는 모두 흰 손수건을 달고 다녔다.


또, 한 학년에 15반 가량이 있었고-


한 반의 학생이 70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것도 부족해서..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도, 선생님들은 일일이-

가정 방문까지 해가며 학생들을 챙겼는데..


산 동네에, 그것도 단칸방이었던 집에..

선생님이 찾아왔다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좋아했던.. 어린 내가 생각난다. ㅋㅋ




또, 그 때는..

학생들의 가정 환경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최종 학력과 직업,

(자가, 전세, 월세 등) 집의 소유 여부,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 등) 재산 소유 여부 등을-

아주 공개적인 거수로, 밝히게 만들었는데..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무식한, 인권 침해적인 행태이지만..


당시엔,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무도 모르고, 그닥 관심도 없었던,

그만큼 순진무구했던 시절이었다. ㅋ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서야,

한글의 '기역'부터 배우기 시작했던 시절.


나는 일찌기 엄마의 혹독한 홈 스쿨링으로,

한글과 산수 등을 전부 마스터한 상태였기에-


저학년 때의 공부는 정말 '껌' 이었고..

시험은 "백점" 이 당연한 일이었다. (우쭐! ㅋ)




국민학교에 다니면서 제일 싫었던 건,

주사 맞는 것과 채변 검사였는데..


그때는 각종 예방 주사를 학교에서 단체로,

복도에 일렬로 줄을 서서 맞았었고..


각자의 변을 채집해서 선생님께 제출을 하면-

(이게 정말 고약했는데.. 다른 사람의 변이나

동물의 변을 제출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ㅋ)


그걸 검사해서, 회충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학교에서 회충약을 나눠주기도 했다.




아.. 그리고, 머리에 이가 유행이었는데-


한 명이라도 이가 있는 학생이 있으면,

그게 같은 반의 모두에게 다 옮아서..

(번식력이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 이를 잡는다고, 엄마의 무릎에 누워서.. 탁탁-

엄마가 이를 잡아 죽이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과..


쥐 잡는 날이 있어서,

그런 날엔, 잡은 쥐를 증명하기 위해-

쥐꼬리라도 제출해야 했던, 끔찍했던 기억과..


혼분식 장려 운동으로-

(쌀밥만 먹으면 각기병에 걸린다나 뭐라나~ㅋ)  


도시락을 검사해서, 쌀밥만 싸온 학생들은

손바닥을 맞았던.. 웃픈 기억도 떠오른다.


또, 매일 저녁 6시 정각이 되면-

국기 하강식과 함께,

온 동네에 애국가가 흘러 나왔는데..


그럴 때면, 모두 제자리에 멈춰 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던.. 그런 기억도 있다.




마지막으로, 아주 특별했던 기억 하나!


1979년 10월의 어느 날 이었다.

학교에 갔더니, 조기가 걸려 있었고..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모두가 펑펑- 우는 거다.

알고 보니, 대통령이 죽었다고 했다.


흑백 TV로 장례식 중계를 보면서,

훌쩍이는 엄마를 따라-

나도 괜히 눈물을 쏟았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대통령이 마치 왕처럼-

죽어야 바뀌는 건 줄 알았다. 진짜! ㅋ




그로부터 벌써 40여년이 지나고-

역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제와, 이렇게 옛 기억을 더듬다 보니-

내가 어느새 ‘옛날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고, 또 아련하게-

정겹기도 하고, 참으로 복잡한 감정이 드는데..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꼰대스럽게(?!) 한 마디 덧붙이자면;;;)


여러모로,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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