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까막까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만복 Jun 21. 2022

기억을 지우다

마흔세 번째 시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릴 상품은, 바로 이 카메라입니다.


조작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이렇게 가슴에 밀착시키고 원하는 것을 향해 셔터를 누르시면 됩니다. 어때요. 참 간단하죠. 이 카메라에는 단일 촬영, 다중촬영, 접사 등 다양한 기능들이 있습니다. 아무 기능을 사용해도 어떤 사진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자, 여기 계신 모델을 한 번 촬영해 볼까요. 찰칵. 카메라가 자동으로 주변을 어둡게 처리하고 모델만 선명하게 나오게 하네요. 아, 그런데 옆에 계신 분도 함께 찍혔네요. 다시 촬영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만약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사물이 있다면, 바로 이 왜곡 기능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자, 보세요. 모델 옆에 계신 분이 이제 전혀 보이지 않죠. 이 카메라는 여러분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눈 내리는 날에도, 거리에 엎어진 날에도,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언제든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촬영하든 이 카메라는 여러분의 최고의 순간을 담아드립니다.


자, 이번에는 무엇을 촬영해 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와 나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