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울다

마흔네 번째 시

by 황만복

늦은 새벽

울부짖는 전화기

가로등을 부여잡고

나는 미친 듯이 소주를 토해냈다

거리에는 과거의 시간들이 숯처럼 타들어가고

아직 태우지 못한 어린 짐승의 사진만 남을 뿐이다

자주 먹던 전기구이 통닭집 트럭이 보이고

등 뒤에서 늑대의 그림자가 나를 향해 울고 있었다

늑대들이 살던 숲이 타버려서

눈에도 시큰거리는 불똥이 튀어나왔다

늑대들은 안다

지켜야 할 것들이 없어질수록

세상을 차갑게 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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