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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21. 2022

몽유병

마흔여섯 번째 시

달빛이 술처럼 흐르고

하모니카 소리가 바람에 떠내려왔다

풀벌레 한 마리가 교회에 서서 노래를 하고

고독한 청중들은 표정 없이 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미소를 지으며 외나무다리 위에 나란히 앉아

야경에 발을 담그고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대로 주변으로 별들이 줄을 지어 빙 돌고

구름들을 피해 달이 도망가던 순간

이것이 마치 꿈인 것만 같아

나는 눈이 따가워 눈물이 나더라도 결코 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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