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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21. 2022

소녀

마흔일곱 번째 시

소녀의 향수병에는 향기 대신 기억이 들어있다

흐르던 눈물들이 다시 눈동자 속으로 숨어버리고

엄마하고 밤새 울며 돌아다니던 새끼 고양이는

바다 위를 걸어도 결코 물에 젖지 않았다

오로지 빛 하나 없는 다락방만이

북어처럼 메말라가는 목소리로

누가 저 좀 도와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여기에서 꺼내 주세요

하지만 너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당연히 견뎌내야 하는 고독과는 상관없이

네가 원치 않는 기나긴 낮잠과는 결코 상관없이

대중들의 흥미처럼 과정 따위는 상관없이

결국 낡은 동화책 속 공주의 결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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